삼원계(NCM) 배터리에 올인한 국내 양극재 소재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LFP 배터리를 앞다퉈 채택하고 있어서다.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중국이 다 잡은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면 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교차한다.
24일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7억달러(약 17조3723억원)에서 2034년 442억달러(약 60조4611억원)로 3.4배 커진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 메이커 중심으로 LFP 배터리 채택률이 올라가고 있어서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소재를 공급망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국내 소재 업체에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문제는 고성능 LFP 양극재를 만들려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데 있다. LFP 양극재는 리튬과 철, 인, 산소를 포함한 4원계 화합물이다. 각 성분을 균일하게 분산하며 입자 밀도를 높여야 배터리 성능과 수명이 확보된다. 중국은 4세대 LFP 배터리로 분류되는 2.7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해 상업 생산 중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2.4g/㎤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엘앤에프 등은 미국이 열어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LFP 양극재 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엘앤에프는 3365억원을 투입해 LFP 양극재 생산 자회사를 세우고 대구 공장에서 최대 6만t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SK온 북미 공장에 납품할 예정이다. 엘앤에프 측은 “LFP 양극재를 대량생산·납품하는 첫 비(非)중국 회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충북 청주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연간 수천t 규모 LFP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충북 오창 파일럿 라인에서 샘플을 생산해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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