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공직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증하거나, 국회에서 요구한 자료를 의도적으로 지연 제출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담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4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선우 후보자의 거짓 진술과 자료 제출 지연 등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당시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위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갑질 제보자에게 법적 조치를 한 적도, 예고한 적도 없다" 던 해명과 달리 강 후보자의 메신저 계정으로 전달된 메시지에는 '법적 조치'라는 표현이 명확히 담긴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강 후보자 측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도 갑질 제보자에 대한 "법적 조치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고의로 미제출한 정황도 드러났다. 과거 2건의 임금체불 내역이 담긴 자료는 청문회 당일 밤 11시경 담당 부처로부터 전달받았음에도 청문회 종료 시까지 청문위원들에게 제출하지 않아, 고의로 자료 제출을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조 의원은 "강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사실관계 부인으로 청문회가 사실상 무력화됐지만, 현행법상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 중 허위로 진술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담겼다.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거나, 의도적인 자료 누락이 발견되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고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 외에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등 인사권자가 공직 후보자를 임명하려고 할 때는 임명 사유를 국회에 서면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조항도 뒀다 .
조 의원은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와 검증을 위한 중요한 절차임에도, 강선우 후보자 사례에서 보듯 후보자 비협조와 위증이 반복되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제2, 제3의 강선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률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보좌진 갑질 의혹 등으로 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의안과를 찾아 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며 "강 의원이 보여준 모습은 국회의원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적절치 않은 모습"이라면서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징계 요구안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 품위와 관련해 국민에게 비난받는 행동을 하면, (징계 사유로) 국회법 규정에 적시돼 있다"며 징계안 발의에 같은 당 소속 의원 20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좌진 갑질 의혹이 "여야를 떠나 정당하다고 옹호할 수 없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강 후보자를) 옹호하면서, 옹호 사유가 국민적 공분을 산 부분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2021년 당직자 폭행 논란이 일었던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사례를 거론했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송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불과 4년 전 많은 사람 앞에서 당직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폭행을 일삼은 사람이 할 소리인가"라며 "어처구니없다. 염치가 없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따졌다.
강 의원 '갑질 논란'으로 의원실 내 갑질 행위를 일삼았던 기타 의원들과 관련한 구설도 확산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직자를 이유 없이 발로 걷어차 당직자들의 집단 항의에 스스로 탈당했다가 조용해지니 슬그머니 재입당한 의원은 없었던가"라며 "S대 안 나왔다고 1년에 보좌관 수명을 이유 없이 자른 의원은 없었던가? 술 취해 보좌관에게 술주정하면서 행패 부린 여성 의원은 없었던가?"라고 나열했다.
이어 "모두 쉬쉬하곤 있지만 이미 보좌관 갑질은 여의도 정치판에 관행이었다"며 "그 관행이 새삼스럽게 논란이 되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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