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인원 약 800명.7월 21일 오전 10시께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자사 몰 ‘CJ더마켓’에 들어가기 위해 앱을 켜자 이런 안내 문구가 나왔다. 수많은 이들이 동시에 앱에 몰리다 보니 대기시간은 약 13분이나 소요됐다. 긴 기다림 끝에 앱에 접속하자 한 팝업창이 떴다. 그제야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앱에 몰렸는지 알 수 있었다. 이날은 더마켓에서 햇반을 특가에 판매하는 날이었다. 다양한 햇반 제품을 최대 50%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었다. 저렴하게 햇반을 구매하기 위해 상품 판매 시작 시각에 맞춰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CJ더마켓이 유통업계 ‘자사 몰’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을 다른 유통 채널보다 싼값에 판매하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주문한 물품을 바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빠르게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CJ더마켓의 경우 경쟁사들의 자사 몰이 부진한 성과를 내는 가운데 성공 사례를 써 내려가 더욱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예컨대 농심과 대상, 동원F&B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들도 현재 모두 자사 몰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회원 유치에 애를 먹으며 지지부진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대다수의 기업이 100만 명 아래의 회원 수를 기록 중이다. 이에 반해 CJ더마켓은 3월 기준 누적 회원 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유료 회원인 ‘프라임 회원 수’도 15만5000여 명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CJ더마켓을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는데 불과 6년 만에 이런 성과를 만들어내며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렇다면 CJ더마켓은 어떻게 자사 몰 중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웠을까. 성공의 핵심 키워드로는 ‘상품’과 ‘가격’, ‘빠른 배송’ 등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커머스 본질에 충실하며 소비자들에게 빠른 입소문을 탔다는 게 업계 및 내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우선 상품부터 살펴보자. 자사 몰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첫째 필수조건이 직접 판매할 정도의 상품을 갖췄는지 여부다.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하는 장보기의 특성 때문이다.
상품이 많지 않다면 굳이 자사 몰을 찾을 이유가 없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에서 다른 브랜드의 제품과 함께 장을 모는 것이 효율적이고 간편하다. 문제는 대다수의 식품기업은 이를 구현할 만한 충분한 상품을 갖추지 못했다. 대다수의 자사 몰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이유다. 예컨대 농심의 자사 몰인 ‘농심몰’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상품이 라면이나 과자류다.
CJ제일제당은 다르다. 국내 1위 식품기업답게 냉동식품부터 HMR, 김치, 김을 비롯해 비타민까지 직접 생산한다. 비비고, 고메, 햇반, 백설 등 보유한 브랜드도 많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상품 종류만 1000개가 넘는데 이를 모두 CJ더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음은 가격. 상품이 아무리 많아도 비싸면 고객의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CJ더마켓의 상품 후기들을 보면 “싸게 잘 샀다”는 평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싼 가격으로 고객의 유입과 구매를 끌어냈음을 엿볼 수 있다.
CJ더마켓 가격의 비밀은 ‘수수료’다. 일반적으로 식품기업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제품을 입점시킬 때 수수료를 내야 한다. 제품가의 10~20% 정도다. 자사 몰을 통한 ‘직접 판매’를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고객에게 그만큼 더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CJ더마켓은 상시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1000여 가지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인됐다.
쿠팡처럼 물류센터와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이 있어야만 가능한 빠른 배송 시스템을 CJ더마켓이 구현하고 있는 것. 비결은 모회사인 CJ그룹이 ‘CJ대한통운’이라는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더마켓은 CJ대한통운을 활용해 익일 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을 희망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했다.
‘혜자’로 소문난 멤버십도 CJ더마켓에 손님이 몰리는 요인이다. 더마켓은 ‘더(the)프라임’이라는 이름의 멤버십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멤버십 가입만 해도 가입비보다 더 큰 적립금을 제공해 가입 즉시 ‘본전’을 뽑을 수 있다. 게다가 월 1회 무료 배송 및 10% 적립을 제공하는 등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국내 식품기업 자사 몰의 대표 성공 사례로 등극했지만 CJ제일제당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더욱 다양한 전략과 프로모션을 앞세워 CJ더마켓을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식품 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그 일환으로 CJ제일제당은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라 특히 자사 몰 전용 익스클루시브(exclusive) 제품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CJ더마켓 전용 제품 ‘우리 아이 유기농 햇반’도 그 사례 중 하나다.
주 소비층인 30~40대 여성과 유자녀 고객을 타깃으로 한 CJ더마켓만의 건강한 유기농 제품으로, 100% 국내산 유기농 쌀을 사용하고 아이가 먹기 좋은 130g 용량으로 담았다. 출시 4개월 만에 월 5만 개 판매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과 상품을 판매하고 더욱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다.
염화랑 CJ제일제당 CJ더마켓 담당자는 “CJ더마켓만의 차별화된 익스클루시브 제품의 확장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유입을 확대해 자사 플랫폼 내에서 충성 고객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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