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4일 09: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올해 서울 도심(CBD) 오피스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시그니쳐타워를 품는다.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전날 시그니쳐타워의 우섭협상대상자로 KB자산운용을 결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매각 관련 내부 내용 협상을 거쳐 조만간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매각 자문사는 컬리어스가 맡고 있다.
KB자산운용은 3.3㎡당 3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으로 환산한 총 인수 가격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CBD에서 거래된 오피스 빌딩 가운데 최고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KB자산운용은 KB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코어 플러스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일부 자금을 조달하고, 나머지 보통주를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KB그룹에 남아 있는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활용하는 만큼 특별한 의사결정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아 자금조달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준공된 시그니쳐타워는 서울 중구 수표동에 있다. 지하 5층~지상 17층, 2개 동, 연면적 9만9997㎡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고 세븐일레븐 및 코리안리, LVMH 등도 임차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7년 신한자산운용(옛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부터 약 7200억원에 이 빌딩을 인수했다. 당시 국민연금이 출자한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를 통해 1400억원을 지원받았는데, 펀드의 만기를 앞두고 8년 만에 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시그니쳐타워는 CBD 일대에서 보기 드문 신축급 대형 자산으로, 연초 매물 출회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핵심 임차인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임대차 계약이 2028년 만료됨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불확실한 점, 향후 5년간 CBD 일대에 오피스 공급이 집중된 점 등이 매각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15일 진행된 입찰에는 KB자산운용을 비롯해 신한리츠운용, 퍼시픽자산운용 등 국내외 투자자 4곳이 참여했다. 같은 날 이지스자산운용이 입찰을 진행한 테헤란로 소재 오피스 빌딩 'AP타워'에 원매자 7곳이 몰린 것에 비해선 저조하지만, 최근 강남과 강북 오피스 자산의 수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원매자들 가운데 비교적 높은 가격을 제안한 KB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을 놓고 막판까지 고민한 끝에 딜 클로징 역량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KB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수익자인 국민연금이 향후 CBD 일대 신규 오피스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에 엑시트를 서두르고 있어 안정적인 딜 클로징 역량을 갖춘 KB자산운용이 인수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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