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반려견 ‘모모’를 1년째 반려동물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1인 가구인 그는 반려견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분리불안이나 공격성 같은 행동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다른 반려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최 씨는 “어차피 아이도 없어 강아지를 내 자식처럼 키우고 있다”며 “한 달에 60만 원 정도의 유치원비가 들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유치원은 월 100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며 “그에 비하면 나는 비교적 합리적인 선택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500만 명에 달한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 원에서 매년 9.5~14.5%의 성장률을 보여 2032년에는 2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면서 교육, 돌봄, 미용, 여행 등 관련 서비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교육업계도 반려동물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기존 사업 영역이 위기를 맞으면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학습 수요 축소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분위기다.
교육기업 대교는 지난해 반려동물 전문업체 ‘하울팟’을 인수하며 펫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울팟 유치원’을 통해 반려견의 사회성 교육, 인지능력 향상, 행동 교정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남·서초·분당·위례 등지에서 프리미엄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빨간펜’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 역시 펫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KINOCK)’을 론칭했다. 기존 호텔을 리노베이션해 반려동물 중심으로 설계된 이 호텔은 펫 파크, 펫 유치원, 미용실, 리테일숍 등 반려동물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조성됐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교육기업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반려동물과의 감정적 교감을 중시하는 소비자 니즈 변화에 대응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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