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할 정도로 더웠지만 아울렛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구찌, 버버리 등 일부 명품 매장 앞에는 최근 잘 보이지 않았던 긴 대기줄까지 등장했다. 구찌 매장의 경우 입장하는 데 최대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지하 주차장도 차로 가득했다. 차 댈 곳이 없어 빙빙 도는 차량들이 빈 자리가 나면 싸우듯 덤벼들었다. 폭염 탓에 오프라인 가두 매장들이 영업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독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2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 백화점이 운영중인 교외형 아울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 4개 점포의 매출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전년동기 대비 15.1%나 뛰었다. 방문객수 또한 같은 기간 17.2%나 증가했다. 특히 서울 기준 7월 상순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2주차(7일~13일) 매출 증가율은 28.5%에 달했다. 날씨가 더울수록 매출이 더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방문객 수는 연중 주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야외형 매장은 폭염, 폭설 등 가혹한 날씨에 취약하다.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크게 줄이기 때문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도 폭염 시기엔 방문객이 줄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해 대대적인 공간 혁신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송도점은 작년 7월 사람들이 다니는 복도에 접이식 문인 ‘폴딩도어’와 냉난방시스템(EHP)을 설치했다. 개점 당시 폴딩도어와 냉난방시스템을 갖췄던 스페이스원과 대전점도 설비를 보강했다. 폭염이나 혹한, 폭우 시 복도를 야외와 차단해 사람들이 쾌적하게 다니기 좋게 한 것이었다. 날이 좋으면 문을 접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4개 점포에 설치된 폴딩도어는 9800여개에 이른다. 총 길이만 5622m에 달한다. 폴딩도어 한 개의 평균 길이가 0.5m, 높이 2.9m인 점을 감안하면 축구장 2개 면적을 덮을 수 있는 규모다.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 전층에 폴딩도어와 냉난방 설비를 설치한 건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최초였다. 폴딩도어 설치 효과는 올 여름 극대화됐다. 사람들이 폭염에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을 더 많이 찾게 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공간 혁신’을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점포 주변을 약 2만㎡(6000여평) 규모의 생태공원(옐로우 스프링스)으로 꾸몄다. 김포점은 내부 약 450m 길이의 중앙 수로와 수로에서 이어지는 분수 광장을 활용해 방문객에게 산책 공간을 제공했다.
장필규 현대백화점 아울렛·커넥트사업부장은 “소비자 중심의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어,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아울렛 이미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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