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한때 일회성 상품으로 여겨졌던 여행자보험이 이제는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천편일률적인 보장에서 벗어나 ‘무사고 환급’, ‘DIY(직접 설계) 보장’, ‘기후 질환 특약’ 등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연 1회 가입으로 1년간 자동 보장되는 ‘365 연간 해외여행보험’을 선보였다. 출발일 기준 최대 31일까지 보장이 가능하며, 상해·질병은 최대 3,000만원, 휴대품 손해는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한다. 2인 이상 동반 가입 시 보험료 10% 할인 혜택도 준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이용자가 직접 보장항목을 설계하는 ‘DIY 여행자보험’으로 젊은 층을 공략 중이다. 예컨대 ‘비행기 2시간 이상 지연’, ‘수하물 4시간 이상 지연’에 대비해 390원짜리 초소형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무사고 귀국 시 보험료의 10%를 환급해주는 상품도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5월 항공기 지연 특약과 기후 질환 보장을 새로 도입했다. 국제선 항공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최대 10만원을 지급하고, 열사병·동상·저체온증 등 기후 관련 질환에 대해 진단비를 보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추세”라며 “여행지에서 실제로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가입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지연 특약 관련 분쟁도 잦다. 폭설로 비행기가 하루 연기돼 귀가한 뒤, 마트에서 본 생필품 비용을 보험금으로 청구한 소비자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보험사는 “여행과 직접 관련 없는 지출”이라며 지급을 거절했다. 지연 특약은 통상 대체 항공편을 기다리며 발생한 식음료비, 숙박비, 라운지 이용료 등에만 보상이 이뤄진다. 이미 예약한 호텔 취소 수수료 등은 간접 손해로 간주해 보상 대상이 아니다.
금감원은 여행자보험 가입 전 중복 가입 여부, 보상 항목, 청구 조건 등을 사전에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험사 콜센터나 앱에서 보장 조건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마다 약관이 다르고, 보상 기준도 조금씩 다르다”며 “단순히 가격만 보지 말고 여행 스타일에 맞는 상품인지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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