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들에게 조기 복귀 길을 터준 것은 내년도 3개 학번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사태와 의사 배출 공백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정부의 끊임없는 대화 시도와 양보에도 꿈쩍하지 않고 수업을 거부한 의대생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의총협은 “기존 교육과정 감축 없이 의학 교육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을 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귀 과정에서 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과생과 본과 1·2학년은 1학기 때 듣지 못한 수업을 방학 때마다 듣는 방식으로 내년 3월 정상 진급한다. 교육 기간은 6년에서 5.5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24·25학번은 약 7500명이 같은 학년으로 수업을 듣게 돼 이들이 본과에 진입한 뒤 시설 부족으로 실습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에 추가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 의총협은 “추가 강의 등 초과 비용과 의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국·사립대 구분 없이 적극적인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했고, 정부는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말을 믿고 지난 1학기 수업에 돌아온 기복귀자와 미복귀자 간 화합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생 복귀 과정에서 대학과 교육부가 가장 고민한 것이 기복귀자 보호 문제”라며 “이들을 위한 심리·정서 관리 프로그램과 갈등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나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 이어 이번에도 의사 집단행동과 정부 선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명제가 증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도 정부 차원의 대국민 사과만 있었을 뿐 의사협회나 의대생 단체의 사과는 없었다.
고재연/이지현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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