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는 29일 예정된 첫 피의자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속 수감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이 통보한 29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문에 불출석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수사 중인 내란·외환 사건 관련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내란 재판 출석은 물론 수사기관 출정 조사에도 모두 응하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구속적부심 심문에서 당뇨병 악화와 간 수치 상승 등을 호소하며 “식사와 운동이 모두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도 건강상 사유로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변호인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는 변호인에게 “김 여사의 특검 수사에 잘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2022년 공천 개입 의혹의 피의자로 지목하고 지난주 서울구치소장에게 수사 협조 요청서를 보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석 통보일은 오는 29일, 김 여사는 내달 6일로 각각 통보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로부터 총 81차례의 불법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는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도왔다는 내용이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윤상현 의원이었다.
앞서 공개된 통화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좀 해줘라 그랬는데, 당에서 말이 많다.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조사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어 명태균 씨를 오는 28일, 김영선 전 의원은 일정 조율 후 추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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