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전환(AX)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빅테크들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인공지능(AI)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전력을 많이 쓰는 탓에 당초 계획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어져서다. 빅테크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구입량을 늘리는 등 AX와 탄소중립 목표를 함께 지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27일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2019년 대비 2024년 탄소배출량이 51%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난해 탄소배출량도 2020년보다 23.4%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마존과 메타는 작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유엔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의 2023년 탄소배출량은 2020년보다 각각 182%, 145% 증가했다.가장 큰 원인은 AI로 지목됐다. 생성형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돌려야 원하는 답을 찾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력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오픈AI의 챗GPT를 학습시키는 데 수천, 수만 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5년 뒤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량이 지금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데이터센터가 석탄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활용한 전력망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AI 확산은 탄소배출 증가로 직결된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로 생기는 사회적 비용이 2028년 1250억~1400억달러(약 173조~1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AI로 인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빅테크들이 친환경 에너지로 채우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타는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태양광발전소에 9억달러를 투자해 여기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를 장기 공급받기로 했다.
구글도 16일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와 수력발전소 전력 확보를 위한 3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이 지난달 발표한 호주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는 신규 태양광 발전소 3곳의 투자가 포함됐다.
빅테크들의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산 추세와도 맞물린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설치된 발전용량의 92.5%가 재생에너지였다. 청정에너지 투자 규모는 지난 10년간 70% 늘었다.
기술적 난제들이 해결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단가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구글 딥마인드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개선해 전력효율을 15% 끌어올리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통상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의 40%는 서버와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들어간다.
이영애/이혜인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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