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인 친환경사업을 통해 한국이 달성해야 할 온실감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된 사례가 나왔다. 주인공은 캄보디아에서 전기 오토바이 생산·판매 사업을 하는 베리워즈다.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베리워즈의 현지 전기 오토바이 생산·판매 사업을 국제온실가스감축사업으로 승인했다. 사업장은 캄보디아에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란 선물은 고국에 안겨준 것이다. 근거는 ‘개발도상국에서 벌인 친환경 사업과 관련해 해당 국가의 승인을 받으면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일부를 그 기업의 본국에 이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파리협정 제6.2조다.
베리워즈는 올해부터 캄보디아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판매해 2035년까지 총 68만t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캄보디아 정부가 6만8000t을 확보하고, 40만t은 한국 정부에 이전된다. 산업부는 이를 t당 1만4864원씩 총 60억원에 사들여 한국의 감축 실적 40만t을 확보하기로 했다. 나머지 21만2000t은 베리워즈 몫으로, 정부의 추가 매입이나 탄소시장 판매를 통해 활용할 예정이다. 통상 개도국과 선진국이 감축 실적을 절반씩 나누지만 이번 사업은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 정부와 베리워즈에 90%가량을 양도했다.
김성우 베리워즈 대표는 “캄보디아로선 한국 자본을 유치해 생산 시설을 확보하고 전기 오토바이 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며 “판매 대수가 늘어나면 10년 뒤엔 더 커진 감축량을 캄보디아 몫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초기에 양보를 많이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2017년 경북 포항에서 설립된 베리워즈는 2년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프놈펜에서 약 20㎞ 떨어진 키엔 스배이 산업단지에 캄보디아 최초로 전기 오토바이 제조 시설을 마련했다. 베리워즈는 배터리를 구독형으로 전환해 전기 오토바이 가격을 내연기관 오토바이(2600달러)보다 싼 1600달러로 떨어뜨렸다. 김 대표는 “올해 생산 목표는 1만2000대이며, 내년에는 7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8년에는 3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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