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지원책이 예탁금·출자금 비과세 혜택이다. 일반적으로 이자소득에는 15.4%의 세금이 붙는데 상호금융에서는 1인당 3000만원(복수 조합 합산)까지 농어촌특별세 1.4%만 매겨진다. 조합원 출자금의 배당소득도 20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이 같은 비과세 제도는 농어민과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 1976년 도입돼 50년 가까이 유지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상호금융 예탁금·출자금 비과세에 따른 정부 조세지출 규모는 올해 약 1조371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매년 1조원 넘는 세금을 상호금융에 간접 지원하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상호금융 비과세가 도입 취지에서 벗어나 변질했다고 보고 있다. 서민이 아닌 고소득자도 비과세 혜택을 누리고 있어서다. 농협과 수협에선 농어민이 아니라도 연 1만~5만원대 출자금만 내면 준조합원이 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협의 비과세 예탁금 중 80% 이상이 준조합원이 맡긴 돈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에선 직업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소액 출자금을 내면 각각 회원, 조합원이 된다.
지역 구성원 간 상부상조 개념으로 예금을 받아 대출해주는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농협과 신협은 전체 대출에서 비조합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1.2%, 44.7%에 달한다.
상호금융에는 연간 30조~40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된다. 고객 입장에선 예·적금 금리가 높고 이자소득 비과세까지 받을 수 있으니 상호금융을 선택하려는 유인이 크다.
문제는 상호금융이 그만한 돈을 굴릴 곳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호금융은 본업 외 대출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PF 등이 대표적이다. 2023년부터 금리가 오르며 부동산 개발 시장이 얼어붙자 상호금융에 충격이 그대로 전달됐다. 새마을금고 수협 신협 등의 연체율은 작년 말 6%대로 치솟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이 비과세 혜택에 기반한 과도한 수신 경쟁에 치중하면서 자산 규모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장 상호금융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기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재부도 내년부터 준조합원을 대상으로 비과세 대신 저율 분리과세를 시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정 소득·자산 기준을 정하거나 농·어민에 한해 비과세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형교/남정민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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