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산업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도 방문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주요 카지노 영업장의 드롭(drop·게임용 칩 교환) 금액이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하반기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游客) ‘무비자 입국’ 허용 땐 산업 성장 속도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 제주도 카지노 최대 호황
27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등 카지노 ‘빅3’의 외국인 전용 영업장 드롭액은 올해 상반기 총 6조4214억원에 달했다. 직전 최대 기록인 작년 상반기 6조851억원을 5.5% 초과해 2년 연속 반기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올해 2분기 제주도를 찾은 유커가 크게 늘며 드롭액 증가세를 주도했다.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의 같은 분기 드롭액이 작년 동기 대비 63% 급증한 668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개장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제주도와 서울, 인천, 부산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도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조8350억원으로 역대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
제주도에서 영업장을 운영하지 않는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은 작년과 비슷했다. 서울 강남·강북, 부산 등 3개 세븐럭 영업장의 2분기 드롭액은 총 9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이들 빅3 소속 8개 영업장의 입장객은 작년 기준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도로 들어온 외국인은 21만4517명이다. 중국인은 전체의 76%인 16만4094명에 달했다. 작년 5월 들어온 중국인(12만9118명)과 비교해 27% 급증했다. 중국인 다음으로는 대만인(1만7901명), 싱가포르인(3327명), 일본인(3258명) 순으로 제주를 많이 방문했다.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 분석 보고서에서 “제주 드림타워 방문객 대부분이 중국인 매스(mass·일반고객) 기반”이라며 “중국인 방문객의 꾸준한 증가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 하반기 성장 가속화 ‘기대’
카지노업계는 하반기 카지노를 즐기는 외국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팝 등 K컬처의 인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5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721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늘었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유커 대상 비자 면제 조치’를 계기로 증가 속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국인 방문객은 2016년 약 800만 명에 달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을 거치며 지난해 46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항공사들은 제주도만 열려 있는 ‘유커 무비자 입국’의 전국 확대에 대비해 중화권 신규 노선을 적극 늘릴 계획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무비자 입국 조치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1월엔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카지노 역주행과 대조
한국 카지노산업의 이례적인 호황은 최근 회복세가 크게 둔화한 중국 마카오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마카오특별행정구 통계에 따르면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지난달 211억마카오파타카(약 3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6월보다 11% 적은 수치다. 전성기인 2014년 월간 최고 매출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도박(게임)산업 전망에 대해 ‘여전히 불안정(choppy)하다’고 평가했다. 일단 미·중 긴장 관계의 영향을 받는 마카오를 다소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도 국제 행사 개최 부진 등으로 전체 매출이 횡보할 것으로 봤다.
이태호/전범진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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