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의 한낮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치솟는 가운데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까지 이어지고 있다. ‘찜통더위’는 8월 초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 183개 특보구역 중 180개 구역(98%)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 중 156곳에는 폭염경보가, 24곳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날 서울 낮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다. 서울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인 날은 1907년 10월 근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이번을 포함해 9일에 불과하다. 역대 서울 최고기온은 ‘21세기 최악의 더위’가 닥친 2018년 8월 1일의 39.6도다. 이날 경기 안성시 양성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는 오후 4시46분께 기온이 40.6도를 기록했다.
여름에도 서늘한 날씨로 피서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관령 또한 이날 최고기온 33.2도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밤사이 기온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열대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는 12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고, 서울은 8일째, 인천·청주·강릉은 7일째 이어졌다. 열대야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한반도를 덮고 있는 이중 고기압을 지목한다. 해발 5㎞ 상공에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10㎞ 상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자리 잡으며 ‘뜨거운 공기 이불’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한반도 남쪽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바람이 산맥을 넘으며 더욱 달궈지고, 축적된 지열까지 더해지며 폭염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극심한 더위는 당분간 지속되다가 8월 초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2∼37도로 예보됐다. 29일부터 31일까지도 낮 기온이 32~36도에 달하는 찜통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부터는 전국에 구름이 많아져 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낮 최고기온은 34도, 2일과 3일은 각각 33도로 예보됐다.
열대야는 이번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28일 밤 최저기온은 28도로 열대야가 절정에 이르고, 29일에는 27도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중 내내 최저기온이 25~26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보돼 ‘잠 못 드는 밤’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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