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봉투법은 쟁의행위(파업)로 발생한 손해배상의 노동자 책임을 덜고, 노동조합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려는 법안이다. 워낙 파급 영향이 크다 보니 경제계와 노동계 간극이 뚜렷하다. 핵심 쟁점은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개념(제2조 2호·5호)을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사용자로 간주한다. 임금, 근로 시간 등에 그치던 쟁의행위 대상도 투자 결정,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 사항까지로 늘어날 수 있다. 근로자 불법 쟁의에 대한 배상 청구도 제한(제3조)된다.
이대로는 조선, 자동차, 철강, 건설업 등 미국과의 통상 협력 분야로 제시된 업종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게 경제계 설명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작년까지 주요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간접고용 비중은 평균 63.03%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법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내용도 불분명하다”며 “기업이 수백 개 하청 업체와 일일이 교섭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지배력이란 개념을 두고 법률 분쟁이 늘고, 노조의 불법 파업과 기업 형사처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비용 증가를 견디지 못해 하청 일감을 끊어버리거나 해외로 이탈하는 기업이 늘 것”이라며 “관세협상이 종료된 뒤 기업이 받을 영향을 추산해보고 (법안을) 결론 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은 최근 개정안 제3조에 대한 급여채권 가압류 배제, 배상 상한액 지정 등 양보 가능한 내용까지 상임위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2조는 도저히 대안이 없어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의 저항으로 이런 노력은 별 효용을 거두지 못하게 됐다. 최근 정부가 환노위원을 대상으로 노동쟁의 정의를 좁히고 일부 조항은 1년 뒤 시행하게끔 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했는데, 이를 두고 노동계는 맹공을 퍼부었다.
일부 환노위원들의 강경한 주장이 법안의 숙의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한 관계자는 “먼저 시행하고 나중에 보완하자는 흐름이 형성된 데다 야당의 반대도 거의 수용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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