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강자가 없는 숏폼 드라마 시장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숏폼 드라마는 미국에서 성장한 드라마·영화 등 레거시 콘텐츠와 달리 중국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ICT 기업들은 기술적 격차가 벌어진 레거시 콘텐츠보다 숏폼 드라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티빙은 자체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을 다음 달 4일 출시한다. 자체 제작뿐만 아니라 외부 제작사와 협업해 다양한 숏폼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숏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를 운영하는 스푼랩스에 1억2000억원 지분 투자로 발판을 마련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리디도 일본에 숏폼 드라마 플랫폼 '칸타'를 출시했다.
ICT 기업들은 숏폼 드라마 분야가 성장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숏폼 드라마 앱의 글로벌 인앱 수익은 7억달러(약 9600억원)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1억7800만달러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글로벌 숏폼 드라마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2배 급증해 1분기에만 3억7000만건을 기록했다.
숏폼 드라마를 구매하는 '큰손'은 미국이다. 전 세계 숏폼 드라마의 수익 49%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과실은 중국계 플랫폼인 '릴숏'과 '드라마박스'의 몫이다. 양사는 1분기 인앱구매 수익으로 각각 1억3000만달러, 1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업계 1, 2위를 달렸다.
이상준 KT 스튜디오지니 팀장은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대한민국 K콘텐츠가 글로벌 수준을 따라잡아 성장하고 있다면 숏폼 드라마는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을 시작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일반 드라마보다 훨씬 글로벌로 진출할 기회의 요소가 크다"고 설명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박스 등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올해 공동 제작에 착수한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숏폼 드라마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 콘텐츠 작품 6개의 해외 수출을 확정했다. 릴숏 등 숏폼 드라마 플랫폼을 통해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리디는 자체적으로 해외에 숏폼 드라마 플랫폼 '칸타'를 출시했다. 리디가 소유한 웹툰·웹소설 IP의 포맷을 숏폼으로 확장하는 데 일본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숏폼 드라마 매출이 큰 시장이다.
다만 숏폼 드라마의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플랫폼이 콘텐츠 유통을 선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시장은 중국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 장악하지 못한 만큼 블루오션"이라면서도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중국 플랫폼과 경쟁하기 전에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제작이라는 전형적인 절차를 밟게 될 확률이 높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도 중요하지만 플랫폼 장악력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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