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도 때가 있는 겁니다.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총통 독재'와 장기 집권을 저지하는 것이 제 1의 혁신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과도한 인적 쇄신을 했다가 개헌 저지선이 붕괴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2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최근 8.22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무리한 인적 청산 보다는 '빅텐트'를 통해 당의 외연을 더욱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게 김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저를 반대했던 사람들도 있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쳐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덧셈 연대'를 통해 국민 여론을 움직이고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저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소위 '극우 세력'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극우'라는 프레임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극우'라는 건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상투적 용어"라며 "(전한길씨 등) 특정인의 입당을 막거나, 종교 단체와 무리하게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들어 용납할 수 없는 법안들이 추진되고 있고, 야당을 향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계파를 화합시키고 외부 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해 가장 강력한 야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1문 1답.
▶대선이 끝난 뒤 두달 가까이 흘렀는데 어떻게 지냈나.
"지방도 다니고, 수해 복구 현장도 찾아 가고 나름 바쁘게 지냈다."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출마를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정권 초반이고, 내년 지방선거가 있는데다 당지지율도 떨어져 있어 당 대표를 해도 얻을 게 없다는 이유다. 외국에 나가 있어라, 당분간 조용히 지내라는 조언도 받았다. 반면 "당신이 아니면 누가 이재명 대통령과 맞서겠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당 독재를 막고, 당이 어려울 때 하나로 단합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아무리 얻을 것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평생 득실을 따지며 살아오지 않았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 당을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출마를 마음 먹었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로 나왔던) 김문수, 한동훈은 출마하면 안된다"는 얘기도 나왔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은 소위 정치 평론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런 말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있는 지 묻고 싶다.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을 당헌 당규에 명시해자는 조치 등에는 동의하나.
"나는 윤 대통령 부부와 특별한 인연이 없어 절연할 것도 없다. 윤 대통령은 더욱이 당을 탈당했고, 이미 구속됐다. 계엄과 탄핵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시절 여러 차례 사과했다.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나. 당헌 당규에 특정인과의 절연을 새겨넣는 당이 있나. 독일조차도 법에 히틀러 이름을 넣지는 않았다."

▶'윤희숙 혁신위'에서 인적 쇄신 등 다양한 혁신안을 내놨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혁신이라는 것도 때가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혁신은 공천을 통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아직 3년이나 남았다. 지금 혁신을 잘못했다가는 개헌을 할수 있는 개헌 저지선(범여권 200석)이 뚫린다. 당내에서 45명에 대한 징계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그게 어떻게 혁신인가.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총통 독재를 저지하는 게 제 1의 혁신이다.
▶그렇다면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총통 독재'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을 해체시키겠다고 하고, '방송3법'이라는 '방송장악법'을 통해 방송사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교회를 압수수색하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자택까지 전방위 압수수색했다. 자기 편은 봐주기 수사하고, 이런 식으로 가다간 민주주의가 파괴된다. 이런 것부터 저지해야 한다."
▶최근 당무 감사에서 '후보 교체 사태'를 두고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양수 전 선관위원장에 대해 당원권 3년 정지의 중징계를 권고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윤리위원회에서 다시 잘 심사할 것으로 본다. 그 당시 갈등이 있었다지만, 따지고 보면 나는 승자였다. 그 부분을 굳이 파고들지 않더라도 사건 당사자들이 자기 반성도 하고, 나름대로의 개선 방안도 생각했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꼭 칼질을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나를 선택해줬지 않나. 우리나라 정당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당원들의 민주적 역량을 통해 해결된 일이다."
▶그렇다면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한 개인적 앙금은 전혀 없나.
"부부간에도 갈등이 있지 않나. 저를 반대했다고 해서, 그동안 생각이 달랐던 사람을 쳐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화합을 해서 함께 가야한다. '빅텐트', 나아가 '덧셈 연대'로 더 폭넓게 당의 외연과 기반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 이후에도 계파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계파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보나.
"계파 활동을 금지할 방법이 있나. 이재명 대통령처럼 '비명횡사'를 할 순 없지 않나. 건전한 토론 문화 정착과 함께 조직을 정비하고 확충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당이 강화해야 할 할 부분은.
"당의 정책, 홍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내가 국회의원일 때는 민주당이 더 뒤처졌었는데, 그 사이 계속 발전해서 오히려 지금은 우리가 배워야 한다. 민주당은 당 외에 다른 종교나 단체와도 연대하고, 기업과도 꾸준히 만난다. 우린 그런 부분에서 떨어진다. 또 여의도연구원의 연구 기능이 민주연구원 보다 떨어지고, 교육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원외 당원협의회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
▶전광훈 목사 등 특정 종교와의 유착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나.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데 종교계의 역할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라는 신념은 중요하다. 우리와 북한이 다른 건 종교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 같은 공산국가와 싸울 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오히려 종교다."
▶종교계를 떠나 자유통일당이나, 이른바 '광장 세력'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전광훈 목사나 자유통일당 나름대로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 행태는 다르지만 나름 대로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과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나와는 관계도 없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이중당적을 금지하고 있다. 그들이 자기 세력도 없는데 굳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오겠나. 다만 자유통일당 당적을 버리고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환영이다."
▶최근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국민의힘 입당이 논란이 됐는데, 일각에서는 출당 등을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굳이 출당까지 시킬 일은 아니라고 본다. 결격 사유가 없는데 당을 나가라고 하는 건 근거가 다. 전한길씨가 나름 대로 역할을 잘 해준다면 당에도 좋은 일이다."
▶전씨 등과 함께 하면서 계속 '극우' 지적이 나오지 않나.
"'극우'라는 표현은 '극좌'들이 말하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드론을 보낸 일을 가지고 외환유치죄까지 언급하는데, 군에서 정보상 필요한 활동이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 정부의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군사 정보)가 무너졌는데 북한의 간첩들은 활동을 한다. 이런 게 더 문제 아닌가. 당내에서 '극우'라는 표현을 쓰는 것 역시 당권 싸움을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극우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부정선거론에 대해 선을 그어야 한다는 의견은 동의하나.
"부정선거에 동의하지 않는다. 전한길 씨가 "부정선거 증거를 가져오면 10억원을 주겠다"고 현상금을 걸었는데도 아무도 받아갔다는 사람이 없다. 그런 것을 보면 전 씨 역시 부정선거론이 실체가 없다고 점차 생각하지 않겠나. 다만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사전투표 날인 문제라든가, '소쿠리 선거' 등으로 일부 부실이 이미 드러났다. 이런 부분들에서 국민들의 의구심을 줄여 나가야 한다. 중앙선관위원회가 책무를 다 하고 있지 않는데도 사법부가 감사를 해야 하는 구조여서 제대로 되지 않는다. 선거 부실 관리를 줄이고, 개인적으로는 사전 투표도 없애야 한다고 본다."
▶최근 신천지가 윤석열 대통열 대선 승리를 위해 집단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역시 문제 없다고 보나.
"신천지 논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사실 파악이 되지 않아 논할 수 없는 근거가 없다."
▶당권을 잡더라도 소수 야당인데, 대여 투쟁을 어떻게 할 수 있나.
"우선 개헌저지선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엄청난 힘이다. 소수 야당이지만 이 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자산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입법 등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결국 국민 여론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낙마 등에서만 봐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을 상당히 신경쓰지 않나. 원내에서만 머무를 게 아니라 종교, 경제 8단체, 재계 등 다양한 원외 단체 및 기업과 연대해 악법을 저지해야 한다. "
▶원내 의견을 소위 '언더 찐윤' 등이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의원총회에 다수결 투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다수결 투표를 하면 오히려 더 영남당이 되는 것이다. 비례대표를 빼면 약 90석인데, 영남이 그중 대다수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수도권과 중도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 오히려 지구당을 부활해 원외의 의견을 더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17대 국회 때 '돈 먹는 하마'라며 지구당을 없앴지만, 그 결과 국회의원만 자기 기득권을 강화했다. 젊은 원외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키워 원내, 원외가 건전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민주당도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을 것이다."
▶의원들이 특권을 더 내려놔야 한다고 보나.
"선진국 국회를 가보면 의원실에 보좌진이 1~3명에 불과하다. 우리는 의원들의 연봉도 높은데다 9명이나 되는 보좌진을 거느린다. 반면 원외 당협위원장은 명함도 제대로 못 돌리는 게 현실이다. 내가 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때 국회의원의 출판 기념회를 금지시켰는데, 지금은 다시 부활됐다. 출판 기념회를 금지하고, 불체포특권도 내려놔야 한다. 의원들이 걸핏하면 기업 총수를 불러 청문회를 하고 힘을 행사하는 '조폭'스러운 문화도 바꿔야 한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 중 꼭 막아야 한다고 보는 법안은.
"'노란봉투법'이다. 이 법은 기업을 하지 말라는 법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의 압박에 못이겨 밀어붙이고 있다. 그 다음은 방송장악법(방송3법)이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본인 재판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 수도권 청년)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청년을 잡기 위해서는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줘야 한다. 연금 개혁을 할 때도 청년 목소리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정년 연장 정책 등 이야기하는데, 거기에도 청년은 없다. 청년의 목소리를 우리가 대변해야 한다. 노조도 결국은 기득권인데, 정작 청년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싸워야 한다. 수도권과 중도는 지구당을 부활하거나 원외 당협을 키우는 방식으로 그들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
▶본인이 꼭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나는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잘 알고, '총통독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다. 또 계파 없이 당을 통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이기도 하다. 화합과 투쟁, 둘 다 할 수 있다."
▶김문수가 만들 국민의힘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전사들의 모임."
글=이슬기/정소람/사진=최혁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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