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국내 철근(범용제품인 SD400·10㎜ 기준) 가격은 t당 73만원으로, 셋째 주(t당 73만5000원)보다 5000원 떨어졌다. 철근업계가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장 셧다운’이란 초강수를 뒀는데도 그랬다. 현대제철은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인천 철근공장(연산 155만t) 가동을 멈췄고, 동국제강도 22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인천공장(220만t)의 불을 끄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고철 가격과 전기료 등을 감안한 철근 가격 손익분기점을 t당 75만원으로 잡고 있다.
철근 공급량이 줄어들었는데도 가격이 내려간 것은 수요 감소가 더 컸기 때문이다. 철근 가격을 좌우하는 건설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탓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착공 면적은 7931만㎡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 착공 면적(1억1800만㎡)의 67% 수준에 그쳤다. 각종 자재비 상승 등의 여파로 건설 경기는 올 들어서도 바닥을 기고 있다. 이달 들어 계속된 폭염과 폭우도 한몫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으면 옥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달 들어서만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긴 일수가 서울 기준으로 9일이나 됐다. 그나마 기온이 낮은 날에는 하루 강수량 7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품질이 우수한 일본산 철근이 저가에 쏟아져 들어온 것도 철근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이다. 일본은 내수 부진과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재고가 쌓이자 이를 수출로 소화하고 있다. 엔저 덕분에 일본산 철근 가격은 국산보다 t당 2만~3만원 저렴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달에만 일본산 철근이 2만t 넘게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 들어온 전체 수입 철근이 1만1772t인 만큼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올 상반기 수입 철근(4만4855t) 중 68%(3만563t)가 일본산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공장 셧다운으로도 가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철근 사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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