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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백기사 지분'…매각액 역대 최대

입력 2025-07-28 17:58   수정 2025-07-29 02:22

일본 주요 상장사들이 백기사 역할을 하는 ‘정책보유주’ 매각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4회계연도 매각액은 전년 대비 50% 넘게 늘어난 약 9조20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본 효율을 개선하라”는 도쿄증권거래소, 기관투자가 등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경영에 긴장감을 가져오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개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상장사 약 2000곳의 유가증권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2024년 4월~2025년 3월 정책보유주 매각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9조2555억엔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증권 보고서에 정책보유주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8회계연도 이후 최대 규모다.

정책보유주는 기업이 투자 목적 대신 거래처와의 관계 강화나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를 위해 갖고 있는 주식이다. 기업끼리 주식을 ‘상호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선 1960년대 옛 재벌 계열 기업에서 이런 움직임이 확산했다.

도쿄증시 프라임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2.4%로, 통상 기업이 목표로 하는 이익률보다 크게 낮다. 이에 따라 정책보유주가 자본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도쿄증권거래소는 2023년 3월 ‘자본 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상장사에 요청했다. 일본 주요 운용사와 미국 의결권 자문사는 정책보유주를 많이 가진 기업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방침까지 내세웠다.

정책보유주 매각은 금융업계에서 두드러진다. 금융사의 매각액은 총 4조6538억엔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가장 많이 매각한 회사는 도쿄해상홀딩스로 약 9200억엔이었다. 미쓰비시UFJ 등 메가뱅크도 매각하고 있다.

비금융사에서도 정책보유주 매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도요타그룹이 가장 눈에 띈다. 도요타자동차의 매각액은 6433억엔으로 비금융사 중 가장 많았다. 금융사 및 KDDI 주식 역시 줄였다. 도요타 계열 부품사 덴소(4385억엔)와 도요타자동직기(754억엔), 도요타통상(367억엔)도 매각액이 많은 편이다. 덴소는 계열 부품사 아이신과 제이텍트 주식을 모두 팔았다.

종합건설사와 부동산 업체도 상호 보유하던 정책보유주 해소에 나섰다. 오바야시는 860억엔어치를 팔았다. 2026회계연도까지 보유액을 순자산의 20%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미쓰이부동산은 다이세이건설 주식을 줄였고 시미즈건설 주식을 모두 팔아 매각액이 총 650억엔에 달했다.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의 보유 주식 중 정책보유주 비중은 29.4%로, 전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데이터가 있는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업은 정책보유주를 판 자금으로 투자, 주주환원 등을 늘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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