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식 녹차인 말차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일본산 찻잎 가격이 전년대비 3배 이상 폭등하고 있다. 수요 급증과 함께 폭염으로 인한 공급 감소까지 겹치면서다.
29일 일본 가고시마현 경제농업협동조합연합에 따르면 이 지역 찻잎 원물 가격은 최근 ㎏당 1467엔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말 거래가(425엔)의 3배 이상이다. 올해 찻잎 가격도 대체로 상승세다. ㎏당 거래가는 5월 말 1255엔에서 6월 말 1134엔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최근 1400엔대로 다시 올랐다.

통상 일본에서는 그해 4~5월 첫 수확한 찻잎을 최상등품으로 쳐 가장 가격이 높다. 6월 이후 수확분부터는 가격이 점차 낮아진다. 그러나 말차의 인기로 수요가 급증하자 여름에도 오히려 찻잎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올 여름 폭염과 이상 기후로 6~7월 찻잎 공급이 전년동기대비 20~30% 가량 줄어든 것도 가격을 폭등 시킨 원인이다.

지난해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말차 음료 인기가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젠데이야, 두아 리파, 제니 등 유명 연예인들이 커피 대신 말차를 마시는 것을 SNS로 알리면서 유행이 크게 번졌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 카페들은 1인당 말차 음료 주문 갯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일본 농가들도 녹차 밭을 확장하며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 급증한 수요를 따라잡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녹차 해외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3640억 엔(약 3조415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로 말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식음료 업체들도 말차를 활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7일 말차 음료 3종과 디저트 ‘떠먹는 말차 아박’을 새롭게 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인기 아이스크림 ‘월드콘’, ‘설레임’, ‘티코’의 말차맛을 출시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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