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상용차 판매량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가 상용차의 주요 구매층이란 점에서 내수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 등 1t 트럭 경유차 모델이 단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상용차 판매량은 8만4533대로 전년 동기(9만9454대) 대비 15% 감소했다. 2023년 상반기(12만4346대)와 비교하면 2년 만에 32% 급감했다. 상반기 상용차 판매량이 8만 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직전 최소치는 1998년 9만3879대다.
상용차는 소형(1t 미만)·중형(1~5t)·대형(5t 이상) 트럭과 버스, 특장차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용차는 트럭이다. 상반기 버스 판매량은 2만5295대로 전년 동기(2만4345대)와 비슷했지만 트럭은 7만5109대에서 5만9238대로 21.1% 줄었다. 소상공인이 주로 쓰는 봉고, 포터와 같은 소형 트럭 판매가 전년 동기(6만1273대)보다 29.2% 감소한 4만3358대에 그친 영향이 컸다.상용차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불황이다. 자영업자가 줄어든 게 소형 트럭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는 563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감소폭은 작년 6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감소세는 6개월째 계속됐다. 올 상반기 중고 1t 트럭 거래 대수가 전년 동기보다 13.4% 감소한 7만1874대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부터 1t 경유 트럭 판매가 중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경유차 대신 전기차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이 나왔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과거 판매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 경기 위축으로 중대형 트럭마저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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