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주재했고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냈다. 이 과정에서 중대재해 사고 발생 시 회사 매출의 3%를 과징금으로 내도록 하겠다거나, 사고 발생 기업에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국무위원들의 얘기가 나왔다.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 토론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모두 생중계됐다.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확정되지도 않은 정책 아이디어가 여과 없이 생중계돼 산업계 혼란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이건 사실 고의에 가깝다”며 “이런 경우는 징벌적 배상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징벌적 경제 제재’를 언급한 건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한 형사적 처벌의 효과가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실효적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 책임자가 안전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법이다.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대부분 집행유예 정도로 끝난다”며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얻는 주체와 실제 처벌을 받는 주체가 괴리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이익은 회장(오너)이 보는데 책임은 사장이 진다”며 “그러니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실효성 제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중대재해 감소에 장관직을 걸겠다고도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업의 돈줄이 되는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 내규상 여신 업무를 보면 기업 평판 요소를 고려하게 돼 있는데,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대출 제한을 하도록 돼 있다”며 “중대재해와 관련해 비(非)재무 모형 평가를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중대재해 발생 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를 떨어뜨리고, 이를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주 재미있다”며 “산재 사망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아예 그걸 여러 차례 공시하게 하고, 투자를 안 해서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중대재해 문제를 기업 지배구조와도 연결했다. 김 장관은 “(안전에 대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은 건 지배구조와 연관이 있다”며 “권한의 책임이 분산됐기 때문에 사장은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업 총수에게 중대재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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