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삶의 역경을 맛깔나게 소개한 임정렬 소방기술사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다. 임 기술사는 삶의 어려운 변곡점을 겪을 때마다 ‘도전’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우유 배달원 등 5개 이상의 직업을 가졌었지만 결국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50대의 나이에 국가기술자격 최고 등급인 기술사 자격증을 두 개나 취득했다. 기술사 종목은 논술 형태의 심층 필기시험을 거쳐 면접까지 통과해야 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자격이다.인간은 누구나 기본적인 욕구부터 자아실현까지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해 나간다. 직업능력을 개발해 삶을 개선하고 동시에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이런 인간의 욕구를 체계화한 것이 매슬로의 욕구 5단계다. 하지만 매슬로의 주장과 다르게 인간은 개별적인 문제 접근보다 여러 욕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을 고민한다. 임 기술사의 기술자격 도전도 경제 문제 해결과 함께 ‘임정렬’이라는 자아 성장의 과정이었다.
국가의 성장 과정도 같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폭은 6%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도전을 통해 기술 수준을 높여왔고 이를 통해 반도체, 조선, 방위산업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우위를 구축해 왔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도전의 상식화’라고 확신한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현생 인류 사피엔스가 지구에서 역사를 만들면서 세 번의 혁명을 진행했다고 한다. 앞선 인지와 농업혁명도 의미가 있지만 500년 동안의 과학기술 혁명이 이뤄낸 변화가 가장 크다. 여러 분야에서 쌓아온 수억만 회 이상의 도전이 만들어낸 창발의 결과다.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회복하고 청년, 중장년 등이 자아실현을 이뤄낼 수 있는 ‘국가기술자격 챌린저’를 제안한다. 정호승 시인의 ‘고래를 위하여’라는 시에는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라는 시문이 있다. 시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있겠지만 필자는 이를 ‘삶이라는 여정에 도전이 없으면 삶이 아니지’라고 이해한다. 개인과 국가의 발전 과정도 크기의 차이만 있지 이와 같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지난해부터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도전하는 청년에게 응시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은퇴를 앞둔 중장년으로 더욱 확대해 생애 전주기 기술자격 도전으로 발전해 갔으면 한다. 공단도 기술자격 시험의 효용성을 높이고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서비스를 혁신해 나가고 있다. 꺼지지 않는 성장엔진 대한민국, 지속할 수 있는 기술 강국 코리아, 국가기술자격 챌린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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