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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엔무브 붙이는 SK온…"적자 털고 실적 질주 기대"

입력 2025-07-30 18:07   수정 2025-07-31 01:01

“1년6개월 동안 강도 높게 진행해 온 SK그룹 사업 재편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SK그룹 고위 임원은 30일 SK온이 SK엔무브를 품고, 그룹 전체적으로 8조원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핵심은 대규모 적자로 SK그룹을 코너로 몰아넣은 SK온에 알짜 회사를 붙여주는 식으로 자금 부담을 없애준 것이다. 여기에 SK온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 대가로 2026년 상장을 요구해 온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을 모두 갚아 상장 압박도 풀어줬다.

SK그룹은 연내 SK온을 흑자로 돌려세운 뒤 배터리 업황이 좋아지는 시기에 제값을 받고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시점에서 합병 법인에 대해 IPO 계획은 없다”며 “향후 여러 가지 상황이 되면 (IPO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PO 압박 벗어났다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이날 FI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3조5880억원을 상환한다고 발표했다. FI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SK이노베이션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미국 공장 신설 등 투자금 마련을 위해 2022~2023년 이들에게서 2조8000억원을 조달했다. 그 대신 2026년 상장을 통해 원금과 7.5% 내부수익률(IRR)을 맞춰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SK온이 연간 기준으로 한 번도 흑자를 못 낸 데다 지난해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적자 폭이 1조866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SK는 FI 투자금을 다 갚은 만큼 상장 부담을 떨쳐내게 됐다. 업계에선 전기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2030년 전후로 상장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엔무브와의 합병으로 SK온의 살림은 대폭 좋아지게 됐다. SK엔무브가 지난 3년간 연평균 91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알짜 회사여서다. SK온은 같은 기간 연평균 9130억원의 적자를 냈다. SK온의 실적은 지난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엔텀을 합병한 뒤 점차 나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적자 폭(1633억원)을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2분기엔 소폭 흑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배터리 사업을 매개로 한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장 사장은 “핵심 사업 영역에서 고객군을 함께 활용할 수 있고 액침냉각과 배터리를 묶은 패키지 사업 등 신규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며 “양사 합병의 시너지로 2030년 2000억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금 줄이기 나선 SK이노
SK이노베이션은 별도의 자본 확충을 통해 9조5000억원의 차입금을 줄이기로 했다. 일단 유상증자로 2조원, 영구채 발행으로 7000억원을 조달한다.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에는 SK㈜가 4000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은 여러 금융회사가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참여한다.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2조원과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SK는 연말까지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3조원을 추가로 확충해 총 8조원을 조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총 9조5000억원의 순차입금을 줄여 국내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 배터리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전기화 시대를 준비하기로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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