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는 관세 인상에 따라 그간 준비해온 시나리오를 실무에 적용할 방침이다. 당초 예상된 25% 관세가 15%로 내려가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적용받은 관세(10%)보다는 5%포인트 높아졌다는 점에서 추가 대응이 절실하다.
불닭볶음면 등을 수출하는 삼양식품은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올해 3월까진 무관세로 수출하던 불닭볶음면은 4월부터 10% 관세를 적용받았다. 그동안에는 판매가에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은 전체 수출의 28%로 3868억원이었다.
불닭볶음면은 미국 월마트 기준 판매가가 봉지당 1.4달러(약 2000원)로 한국의 두 배 정도다. 이익을 줄이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가격 인상 카드를 내놓은 건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주가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로,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농심은 이미 수출 물량 대부분을 현지 생산해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오히려 농심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남미 등 제3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고민거리다. 농심은 미국에서 제3국에 수출하던 물량을 한국에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뷰티도 말 못 할 고민에 빠졌다. 원가율이 낮아 버틸 만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경쟁이 거세지면서 마케팅 비용과 아마존 같은 플랫폼 수수료 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익이 30%인데 관세가 15%라면 수익 절반이 날아가는 셈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없던 관세가 생긴 만큼 미국 시장에 대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가격 인상과 할인 프로모션 재조정,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등 다양한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고윤상/이선아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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