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1일 “산업현장이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국회에 호소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대흥동 경총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동조합법 개정을 중단하고 노사 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재계의 큰 어른’으로 불리는 손 회장이 2018년 2월 취임 이후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 회장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확대하는 조항을 특히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하청 근로자가 원청 기업에도 파업이나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손 회장은 “하청 노조의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원청 기업은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사업체를 이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또 “개정안이 현실화하면 잦고 과격한 쟁의행위로 우리 노사관계의 안정을 해치고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기업해체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법 개정안뿐 아니라 불법파업 조장법이라고 할 수 있는 노조법 개정안, 거기다 이제는 법인세 인상 등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여야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양길성/정상원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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