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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뉴프런티어 (16)] 올리브헬스케어 "광학 기술로 값싸고 정확한 진단기기 개발…동네 병의원서 암진단하는 시대 열겠다"

입력 2025-08-06 16:01   수정 2025-08-07 10:46



"대형 병원에서만 진단이 가능했던 암, 족부궤양 같은 질환을 동네 병의원에서도 손쉽게 진단할 수 있는 혁신 의료기기를 선보여 글로벌 영상진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습니다."

한성호 올리브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서울 문정동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2016년 3월 설립된 올리브헬스케어는 근적외선 기반의 생체신호 분석 기술을 개발한 헬스케어 기업이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최근 유방암 진단기기 '세노뷰'의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동네 병의원에서도 유방암 영상진단이 가능하게 해주는 의료기기다. 한 대표는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질병을 진단 받고, 치료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는 게 목표"라며 "광학과 바이오 융합으로 영상진단 기술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했다.
노벨상 꿈꾸던 광학 전문가의 바이오 도전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온 한 대표는 학창시절 노벨상을 꿈꿨다. 광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여럿 배출한 미국 콜로라도대에 유학한 이유다. 박사 학위 과정 동안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센터 연구원을 지내며 태양광 에너지 연구를 했다. 2세대 태양전지인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 기반 태양광 패널의 효율을 높이는 소재를 찾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UC샌디에이고 암센터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바이오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분광학의 지평을 넓혀 창의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는 열망에서였다. 분광학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측정하고 해석하는 학문이다. 한 대표는 "바이오 현상을 수학적, 물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연구할 게 많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몸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연구를 그때 시작했다"고 했다.

한 대표가 진단기기 연구개발에 본격 나선 건 2011년 LG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다. 류머티즘 관절염 조기진단 기기를 개발해 서울대병원에서 임상도 마쳤다. 손가락 관절 아래에 카메라를 붙여서 이미지화하는 방식으로 진단하는 기기였다. 붓기가 없어도 염증을 잡아내는 등 자기공명영상(MRI)에 버금갈 정도로 정확도가 높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초기에 진단받아 약을 복용하면 치료 가능성이 높지만 진단이 늦어지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한 대표는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기기의 상업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신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상업화는 무산됐다. 아쉬움이 컸던 한 대표는 2016년 3월 창업했다. 올리브헬스케어를 세운 한 대표는 류머티즘 관절염 조기진단 기술 확보를 위해 LG전자와 협상을 벌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 대표는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 과감히 포기했다"며 "대신 생체신호를 광학 기술로 측정하는 진단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고 했다.

한 대표는 광학 분야에서 해외서 인정받는 연구자다. 미국 광학회 시니어 멤버이자 생체공학 분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다. 3년 전부터 인하대 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다파장 근적외선으로 5가지 생체지표 한꺼번에 분석"
광학 기술이 바이오에 접목된 대표적인 사례는 펄스옥시미터다. 호흡기 질환자,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의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끼워놓고 산소포화도와 심박수를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옥시미터는 적외선과 적색광 두가지 파장을 사용한다. 940나노미터(㎚) 파장의 적외선은 산소가 결합된 옥시헤모글로빈(HbO2)에 더 많이 흡수되고, 660㎚ 파장의 적색광에는 산소가 없는 디옥시헤모글로빈(Hb)이 더 많이 흡수되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옥시미터는 이 빛의 흡수 차이를 감지해서 산소포화도를 계산한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여기서 한층 더 진화한 기술을 개발해냈다. HbO2, Hb, 지질, 수분, 콜라겐 등 5가지 생체지표를 한꺼번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다파장 근적외선 분광법(DMW-NIRS)이다. 한 대표는 "광학 기술을 이용해서 5가지 생체지표를 한꺼번에 측정하고 정량화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일하다"며 "적외선 파장별로 측정 가능한 생체지표에 대한 실험 데이터와 노하우가 오랫동안 축적된 결과"라고 했다.

산소포화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HbO2와 Hb는 악성종양 감별, 염증 상태, 근육 상태 등을 분석하는 잣대다. 지질은 피하 또는 피부 지방을 측정하는 지표다. 대사질환 관리, 비만·체형 관리, 피부 관리 등에 활용된다.

수분은 체수분을 재는 지표다. 몸의 항상성 유지, 부종·욕창 등을 측정하는 잣대다. 한 대표는 "전류 흐름을 이용하는 기존 체수분 측정기기들은 앉았다가 일어서서 재거나 물을 마신 뒤 다시 측정하면 수치가 달라지는 등 측정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올리브헬스케어 기술은 이런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원하는 부위를 센서 기반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피부 콜라겐 양도 측정할 수 있다. 콜라겐은 피부 관리 잣대로 쓰이지만 콜라겐 양을 정확히 측정해주는 장치는 없다. 한 대표는 "콜라겐은 피부 1㎜ 내에 있어서 정량화하기가 쉽지 않다"며 "콜라겐을 정량화해서 측정하는 기술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했다.

올리브헬스케어의 다파장 근적외선 분광법은 650~1100㎚의 파장 8개를 사용한다. 파장별 조직의 산란 및 흡수 특성을 분석한 뒤 HbO2, Hb, 지질, 수분, 콜라겐 등 5개 바이오마커를 도출했다. 한 대표는 "이렇게 확보한 바이오마커를 토대로 적응증별 진단지표를 구축했다"고 했다.
"색깔로 종양 위험 표시…유방암 진단 패러다임 바꿀 것"
올리브헬스케어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유방암 영상진단기기 '세노뷰'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창업 9년 만의 성과다. 2021년 개발을 마쳤고 두 번의 탐색임상과 한번의 확증임상 끝에 허가를 따냈다.

세노뷰는 악성종양의 혈관신생 생체지표를 측정해 종양이 형성되기 전 조직의 악성도를 감별해주는 유방암 진단기기다. 다파장 근적외선 분광법으로 측정한 HbO2, Hb, 지질, 수분 등 4가지 생체지표가 기반이다. 암 조직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주변 혈관을 끌어들이거나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현상에 착안한 검사법이다.

암세포가 생기면 조직미세환경이 바뀐다. 이 과정에서 Hb의 값은 높아지고, HbO2와 지질은 낮아진다. 가수분해효소가 화학반응에 개입하기 때문에 수분은 높아진다. 세노뷰는 이들 악성 표지자를 통해 유방암으로 인한 생리 변화를 잡아내서 종양 위험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한 대표는 "세노뷰는 암 병변의 악성도와 관련한 생리학적 지표, 관심 부위 영상을 정량적으로 제공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의료기기"라고 설명했다.

세노뷰의 강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방사선 노출 없이 비침습적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몸에 접촉만 하는 방식이어서 유방촬영술, 조직검사 등에 비해 환자 부담이 크지 않다.

둘째는 종양 악성도를 계량적인 수치와 함께 컬러 이미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악성 위험이 있는 부위는 빨갛게 표시되고, 위험이 낮은 부위는 파랗게 표시해준다. 한 대표는 "기존 영상진단은 보조적으로 제공하는 진단법이지만 세노뷰는 체외진단처럼 정량적 지표까지 알려주는 영상진단 제품"이라며 "종양의 악성도를 점수화해서 보여주는 기술은 독자적인 특허 기술"이라고 했다.

셋째는 현장에서 판독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대표는 "유방촬영술 같은 기존 검사법은 결과를 알기까지 1주일 이상 소요되지만 세노뷰는 즉석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모니터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지난해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5개 병원에서 실시한 확증임상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초음파만 단독으로 했을 때에 비해 초음파와 세노뷰를 병용했을 때 민감도는 비슷했고 특이도는 5~6배 높았다. 민감도는 병에 걸린 사람을 양성으로 판정할 확률이고, 특이도는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할 확률이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세노뷰가 불필요한 유방암 검사를 줄이고 의료진의 정밀한 판단을 돕는 혁신 의료기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음성률이 높은 유방촬영술, 악성진단율이 높아 조직검사를 남발하게 하는 초음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조직검사 41만건 중 실제 악성은 2만5000건이었다. 유방초음파로 악성진단을 받았더라도 실제 악성인 경우는 6%에 그친다는 의미다. 유방촬영술도 과진단율이 54% 수준이다. 한 대표는 "악성종양을 조직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했는데 세노뷰는 악성종양으로 판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미세 종기까지 잡는다…스크리닝·모니터링에도 최적 솔루션"
올리브헬스케어는 세노뷰를 모니터링 및 스크리닝용 진단기기로도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수술 전 항암치료 모니터링용 진단기기로 허가 받기 위한 임상은 최근 완료했다.

올리브헬스케어는 통상 6개월 걸리는 항암 치료 효과 파악 기간을 1개월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화학요법 후 항암 효과를 파악하려고 3~4주에 한번씩, 6개월에 걸쳐 암 조직 크기를 검사한다. 초음파로는 항암치료 1개월 후 완전관해 여부를 알기 어려운 것도 검사 기간이 길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한 대표는 "세노뷰는 1개월이면 항암 효과 파악이 가능하다"며 "완전관해 여부를 수치와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어 영상의학과는 물론 외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세노뷰가 초음파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완전관해 등 치료 효과를 예측해주기 때문에 의료진이 항암치료 전략을 적기에 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세노뷰를 유방암 스크리닝용 진단기기로도 허가 받을 계획이다. 기존 유방촬영술 기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암조직이 딱딱해져 생기는 종기는 크기가 작으면 유방촬영술은 물론 MRI로도 찾아내기 어렵지만 세노뷰는 찾아낼 수 있어서다. 한 대표는 "세노뷰는 종기 크기와는 무관하게 유방 조직에 변화만 생기면 바로 잡아낼 수 있는 영상기기"라며 "미세한 악성 종기도 걸러낼 수 있어 유방암 조기진단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방암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방암 환자 수는 2022년 230만명에서 2050년 32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여성의 12.5%는 평생 유방암 확진을 한번 이상 받는다. 이 때문에 유방암 진단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4년 186억달러(약 26조원)였던 시장 규모는 2034년 407억달러(5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진출 본격 시동…日·동남아 진출 '눈앞'
올리브헬스케어는 조만간 세노뷰의 국내 유통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를 받아 비급여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산부인과 등 동네 병의원, 건강검진센터 등에 집중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세노뷰 대당 가격은 1억원 안팎이다. 한 대표는 "대형 병원을 찾지 않고도 동네 병의원에서 손쉽게 유방암 검진을 할 수 있어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올리브헬스케어는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미국과 유럽 허가 절차를 준비 중이다. 아시아권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와 세노뷰를 유방암 조기진단 기기로 개발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유방암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조기진단 등 새로운 진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글로벌 의료기기업체와 손잡고 전세계 유방암 진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했다.

올리브헬스케어는 휴대용 생체측정기기인 벨로, 피토 등의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벨로는 복부지방, 피토는 근육 측정기다. 원하는 부위에 갖다대면 생리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2020년 출시된 벨로는 지금까지 25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올리브헬스케어는 일본 종합상사인 마크니카, 일본 제약사 오츠카 등과 피토 프로의 일본 유통사업을 논의 중이다. 마크니카는 편마비 뇌졸중 환자의 체성분 분석용으로, 오츠카는 근감소증 환자용으로 일본 유통을 검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마크니카와는 2년째 협의를 해왔다"며 "올 하반기 중에는 일본에서 재활 진단 목적으로 피토 프로의 유통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현재 인도 의료기기 유통사와 세노뷰 총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매출 40억…내년 IPO 목표"
올리브헬스케어는 내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외에서 세노뷰와 피토 프로 등의 매출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원이다. 내년에는 173억원으로 4배 이상 늘고, 2028년에는 63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X선, 초음파, MRI, CT 등 기존 진단장비 보다 훨씬 가성비가 뛰어난 진단기기를 광학 기술로 만들려고 창업했다"며 "진단 인프라가 낙후된 제3국에서도 골고루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해가겠다"고 했다.

박영태 바이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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