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회담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를 공식 논의하면서 주한미군 역할 조정 및 국방비 증액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대북 억제에 집중해 왔는데 앞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로 역할이 바뀌면 안보 공백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도 거론된다.
1일 외교부는 양국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변화하는 역내 안보와 경제 환경 속에서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중요성도 한층 높이는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성격에 변화를 주는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개정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한·미 동맹을 어떻게 미래지향적 포괄적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인가에 관한 의견 일치가 있었다”며 “관세 협상이 끝난 만큼 동맹 현대화를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은 대중국 견제 전략을 위해 한국이 더 많은 기여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국방비 증액,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군의 역할 및 성격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평화 유지 및 중국 견제 등을 위해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중국의 전략적 역할이 커지는 등 여러 요인으로 주한미군 역할과 성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장관급 인사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군당국은 이달 중순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자유의 방패(UFS)’ 기간 실시하는 야외기동훈련 일부를 다음달 이후로 미루는 것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폭염 등을 이유로 일부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유화책의 일환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 및 시기를 조정하자고 제안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배성수 기자/워싱턴=박신영 특파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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