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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日 문화재들...'가깝고도 먼' 미술을 만나다

입력 2025-08-04 08:56   수정 2025-08-07 10:46



요즘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관람객수는 341만여명. 전년 동기 대비 72% 급증했다. 지난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약 6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명)의 두 배를 넘었다.

붐비는 박물관 안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몰리는 상설전시관 중 하나가 3층 일본실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이다.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일본 대중문화와 달리, 그 뿌리인 일본 전통 예술품을 제대로 국내에서 감상할 기회는 그간 드물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일본 중요 문화재 7점을 비롯해 한국에 처음 공개되는 문화재 38점 등 총 62점이 나와 있다.



전시는 제목처럼 일본의 미(美)의식을 바라보는 네 가지 키워드, ‘화려한 장식성’·‘절제’·‘찰나의 감동’·‘유쾌함’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 건 채색 도자기 등 화려하고 섬세한 유물들이다. 귀족 문화가 꽃피운 헤이안 시대(794~1192)부터 발달한 일본의 장식성은 시대가 흐르며 계속 화려해졌다. 여러 종류의 향을 맡고 구별하는 귀족들의 놀이에 쓰였던 ‘벚꽃무늬 향 놀이 도구 상자’는 당시 귀족 문화가 얼마나 섬세하고 사치스러웠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다음으로는 절제미를 갖춘 유물들이 등장한다. 에도 시대(1603~1868)에 들어 나라에서 사치를 경계하라는 명을 내리자 예술은 자연스러워보이는 외관 속 정교한 예술성을 숨기는 방식으로 발달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스승이었던 차의 명인 센노 리큐가 소장했던 찻잔이 대표적인 유물”이라며 “간결하고 무심해 보이지만 사실 철저한 계산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잔벚꽃무늬 고소데’는 멀리서 보면 아무 무늬가 없는 듯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정교하고 개성 있는 잔무늬를 알아볼 수 있는 옷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세 번째 키워드는 찰나의 감동을 뜻하는 일본 특유의 정서 ‘아와레(あはれ)’다. 자연이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시간의 흐름을 아쉬워하면서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미의식을 아와레라 한다. 피었다가 금세 지는 벚꽃, 습기를 머금은 여름 밤공기, 어느덧 붉게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과 기울어진 그림자 등을 보고 터져나오는 ‘아아’라는 감탄사에서 유래한 단어다.

전시장에는 11세기 초 문학작품 ‘겐지모노가타리’를 주제로 그린 회화, 일본 전통 연극 ‘노’에 사용된 가면 등 아와레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관한 작품들이 나와 있다. 에도시대 화가 오가타 고린이 직접 무늬를 그린 ‘가을풀무늬 고소데’도 주목할 만하다. 잠시 피었다 지는 까닭에 아와레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인 가을 풀꽃을 그렸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재치와 유쾌함이 녹아 있는 작품들을 모아 놨다. 1794~1795년 활동한 뒤 자취를 감춘 수수께끼의 화가 도슈사이 샤라쿠가 그린 판화 두 점이 눈에 띈다.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작품들을 통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다양한 측면을 들여다볼 기회다.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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