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처럼 인허가가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거래일수록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책임 있게 끝까지 매듭짓는 실행력이 중요합니다.”오상민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34기·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로펌이 주도하던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 자문 시장에서 세한만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5년 부동산 자문으로 변호사 경력을 시작한 오 대표는 20년 넘게 한 우물을 팠다. 에버그린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 부동산팀을 거쳐 2013년 세한 설립에 파트너 변호사로 참여했으며, 작년 대표변호사로 선임됐다.
세한은 올해 1분기 부동산·SOC 자문 시장에서 8783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3위에 올랐다. 오 대표의 전 직장인 세종(3107억원)도 제쳤다. 세한의 약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와 함께 진행한 경기 안산 초지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5351억원)이다. 오 대표는 “여러 차례 구조 변경과 외국계 투자자 요구에 즉시 대응하며 딜을 빠르게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세한은 오 대표가 20여 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부동산 자문’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인베스코 등 국내외 주요 자산운용사와 협업하며 경험을 축적한 결과, 현재 세한 전체 자문 매출의 70~80%가 부동산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명가로 이름을 알리면서 태평양, 율촌 등 대형 로펌들이 세한 출신 변호사를 연달아 영입할 정도다.
오 대표는 중소형 로펌의 생존 조건으로 ‘압도적 전문성’과 ‘책임 있는 실행력’을 꼽았다. 그는 “전화 한 통이면 클라이언트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계약서와 법률 쟁점을 즉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문화된 파트너와 대표가 직접 뛰는 구조야말로 중소형 로펌만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속 경영’도 세한의 경쟁력이다. 지난해 세한은 11년간 입주한 서울 삼성동 아이콘삼성 빌딩을 떠나 선정릉 인근 단독 건물로 이전했다. 연간 임대료는 13억원에서 5억원 미만으로 줄었고, 절감된 고정비는 파트너 배당과 내부 투자에 쓰였다. 오 대표는 “임대료를 아껴 파트너 보상이 늘면서 구성원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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