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가 고용한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는 현재 108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10% 증가했다. 주요 증권사가 공격적으로 애널리스트를 채용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이 56명에서 60명으로 애널리스트를 가장 많이 늘렸다. 삼성증권은 68명에서 70명으로, 미래에셋증권은 43명에서 45명으로, KB증권은 64명에서 65명으로 규모를 각각 확대했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던 애널리스트 수가 올 들어 증가한 것은 증시 활황 덕분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월 이후 15% 넘게 뛰며 3100을 넘어섰다. 투자보고서 수요가 커지면서 지난달 발간된 기업 분석 리포트는 작년 같은 달보다 340건 늘어난 399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애널리스트 증가가 일시 현상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때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던 애널리스트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처우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업무 부담이 과중한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주가 전망이 빗나가거나 부정적인 보고서를 낼 때마다 투자자 민원에 시달리는 것도 기피 요인이다.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경력을 쌓은 후 투자은행(IB)이나 자산운용 쪽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상훈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5일 하나증권에서 퇴사한 뒤 메리츠증권 딜링룸 운용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은정 애널리스트도 화장품 업체 구다이글로벌로 이동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 경력을 쌓은 뒤 제조업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옮기거나 몸값을 높여 운용역으로 가는 게 요즘 추세”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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