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닉한 산리오캐릭터즈와 미디어아트 기술이 결합한 ‘호텔 플로리아’는 빛과 소리, 따뜻한 자연이 어우러진 감성적인 연출을 통해 산리오만의 정서를 풍부하게 전달한다. 전시장은 초현실적인 공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따뜻한 비주얼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순간 속 반짝이는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행복한 교감’을 지향하며, MZ세대는 물론 가족 관람객까지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기획되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번 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담당한 디스트릭트 한지연 본부장의 제작 후기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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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낯선 풍경과 새로운 공기, 잠시 머무는 객실은 일상의 결을 느슨하게 풀어내고, 그곳에서 피어난 감정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호텔 플로리아’는 바로 그 여행의 감각을 전시로 옮겨온 프로젝트다.
산리오캐릭터즈의 사랑스러운 세계를 디스트릭트의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이 전시는 단순한 캐릭터 전시를 넘어, 감성과 공간이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몰입을 제안한다. 한 장의 티켓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전시가 아니라, 하루를 온전히 여행하듯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호텔이라는 콘셉트를 선택했다. 호텔은 일상을 벗어나 낯선 감정과 마주하는 장소이자,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특별한 세계다. 객실마다 독립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여행자는 자신의 감정에 맞는 방을 선택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 구조는 산리오캐릭터즈가 가진 여러 캐릭터의 세계관과 정서를 담아내기에, 그리고 미디어아트로 구현할 초현실적인 공간 연출을 펼치기에 더없이 적합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디지털의 온도’였다. 화려한 기술은 순간의 감탄을 자아낼 수 있지만, 때로는 차갑게 다가올 수 있기에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기술을 단순한 연출 장치가 아닌, 캐릭터의 다정함과 자연이 전하는 따뜻함을 담는 그릇으로 만들고자 했다. 화려한 빛과 소리, 색채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가 가진 세계관과 감정, 그리고 공간이 전하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매개로 삼으려 했다.
전시는 로비에서 시작된다. “핑크빛 꿈이 펼쳐지는 상상의 호텔, 오늘은 산리오캐릭터즈가 체크인했어요.” 체크인 데스크에서 캐릭터 열쇠를 건네받는 순간, 여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로 마주하는 공간은 마이멜로디의 방. 꽃밭과 리본 장식으로 가득한 이 객실은 마이멜로디의 다정하고 순수한 성격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어지는 헬로키티의 객실은 만송이 붉은 장미와 새하얀 피아노, 사과 오브제로 꾸며졌다. 헬로키티가 사랑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우아하고 클래식한 감성을 전한다.

시나모롤의 배쓰룸은 구름과 파스텔톤으로 채워져 마치 하늘 위 작은 온천 같다. 포근하고 아늑한 휴식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쿠로미의 방은 보랏빛 네온과 빈티지 오브제가 어우러진, 당당하고 장난기 가득한 분위기의 공간. 쿠로미만의 반전 매력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분홍빛 수영장에서는 한교동과 친구들이 유쾌하게 물놀이를 즐긴다. 관람객이 함께 뛰어드는 듯한 몰입과 생동감을 의도했다.

여정은 계속된다. 연회장에서는 마이멜로디의 50주년과 쿠로미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꽃이 만개한 정원에서는 리틀트윈스타의 반짝이는 피크닉과 빗방울이 떨어지는 케로케로케로피의 연못이 싱그러운 휴식의 장면을 펼친다.


그리고 파스텔 빛 해변. 핑크빛 모래사장과 잔잔한 파도가 이어지는 이곳은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었지만, 마치 꿈속을 거니는 듯한 감각을 전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체크아웃 공간에서 관람객은 입장 시 받았던 열쇠를 태그하고 작은 선물을 받으며 하루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이 작은 행위는 전시의 끝이 아니라, 그곳에서 피어난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가는 순간이 된다.

이 경험은 MPX 갤러리의 전시 노하우와 디스트릭트의 창의적 감각이 만나 완성한 결과로, 미디어아트와 캐릭터 콘텐츠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전시 형식이다. 디지털이 만들어낸 장면 속에서 캐릭터의 다정함과 공간에 스며든 따뜻한 온기를 마주하며, 관람객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마주하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 그렇게 보는 전시에서 머무는 전시로 확장된 이 경험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기를 희망한다.
이동훈 디스트릭트 공동 창업자?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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