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그룹이 아마존에 동박적층판(CCL)을 납품한다.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추론(서비스)에 특화한 주문형반도체(ASIC)를 개발하고 있는데 두산의 CCL이 핵심 소재로 채택된 것이다. 두산그룹의 CCL 고객사가 엔비디아에 이어 아마존으로 확대되면서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CL은 얇은 구리막에 유리섬유 등으로 이뤄진 절연층을 펴 붙인 판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핵심 원재료로 첨단 전자 산업에서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다.
㈜두산 전자BG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등에서 동박을 공급받아 충북 증평공장에서 CCL을 제조한다. 이후 대만 인쇄회로기판업체로 넘겨 아마존에 납품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CCL 주문 단가 및 수량은 월 단위로 정해진다. 아마존의 ASIC 수요가 커지면 ㈜두산 전자BG가 생산하는 CCL이 증가하는 구조다. 아마존 주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두산 전자BG 연간 매출은 최대 15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두산 전자BG는 구글과도 CCL 품질 인증을 진행 중이다. 구글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에 들어가는 CCL은 현재 파나소닉에서 공급 중이지만 품질 문제 등으로 인해 파나소닉이 배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두산 전자BG는 올 하반기 구글의 품질 인증을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 전자BG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조72억원에 영업이익 12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2%다. 글로벌 빅테크로 CCL 납품이 본격화하면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좋아질 전망이다. 고성능 CCL일수록 판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두산 전자BG의 내년 매출이 2조290억원, 영업이익이 5798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8% 이상이다.
㈜두산 전자BG는 쏟아지는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증설을 시작했다. ㈜두산은 현재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33%를 담보로 설정해 5500억원을 조달했다. ㈜두산은 이중 설비 증설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일본과 미국, 대만의 중소 CCL업체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김진원 기자
▶동박적층판(CCL)
구리막(동박)에 화학물질로 구성되는 절연층을 얇게 덮은 것.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구리층과 절연 및 기계적 강도를 제공하는 소재층으로 구성 돼 전자기기와 반도체 패키징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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