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화려한 무대의 뒷면은 어떻게 생겼을까. 클래식 공연장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리에 떠올렸을 궁금증이다. 4일 롯데콘서트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만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휘자나 연주자가 아니고선 좀체 경험해볼 수 없는 공연장의 백스테이지를 관객에게 공개하는 '롯데콘서트홀 오픈하우스'를 진행하면서다. 롯데콘서트홀이 공연장의 숨겨진 공간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한 건 2017년 ‘프리뷰’ 프로그램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공연장은 클래식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와 같았다. 부모의 팔을 양손으로 움켜쥔 9살 초등학생부터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30대 젊은 여성, 중절모를 눌러쓴 노신사까지 남녀노소가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활보했다.

무대 양옆 커다란 문을 통해 백스테이지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한 건 피아노 보관실. 세계적인 명품 피아노 브랜드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네 대가 안치되어 있어 습도와 온도가 철저히 관리되는 공간이다. 보통 공연을 앞두고선 보관실의 네 대 피아노를 전부 무대로 꺼내고, 피아니스트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악기를 고르면 나머지 세 대의 피아노를 다시 이 공간으로 넣어두는 식으로 운영된다.

현장에선 피아니스트 임윤찬, 조성진,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등이 공연을 앞두고 머물렀을 대기실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거울, 소파, 개인용 화장실 등을 갖춘 공간 한 편에는 무대 위 공연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모니터와 연주자들이 간단히 손을 풀 수 있는 피아노가 마련돼있었다.

이외에도 지휘자 사이먼 래틀, 피아니스트 임윤찬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사인이 벽면에 전시돼있는 공간을 찾아볼 수 있었다. 롯데콘서트홀의 트레이드마크인 파이프 오르간도 보다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이날 콘서트홀에선 오르가니스트 이다솔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공연 또한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김형태 롯데문화재단 대표는 “클래식 음악을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일반 관객이 공연장을 편안한 공간으로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가 많은 분이 콘서트홀에 흥미를 느끼고 연주를 즐기게 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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