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10명 중 9명이 '당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만족도 평가에서는 경쟁 플랫폼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 중이지만, 서비스 만족도 열세가 수년째 개선되지 않는 만큼 '사용자 경험'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거래 플랫폼 가운데 당근의 이용경험률(복수응답)은 90%로 번개장터(23%)와 중고나라(22%)를 크게 앞섰다. 2022년 하반기(87%)대비 3%포인트 상승해 2위 그룹과의 차이도 크게 벌렸다. 해당 조사는 14세 이상 휴대폰 사용자 31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위 번개장터는 2022년 하반기 이용경험률이 20%로 중고나라(26%)에 에어 3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당근은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단수응답)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82%의 점유율로 번개장터(8%)와 중고나라(4%)를 압도했다. 당근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중고나라는 하락세를 보였고, 번개장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당근은 '지역 생활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당근 이용자 10명 중 1, 2명은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21%), 동네 가게 정보를 찾는 '동네업체'(16%), 지역 주민과 정보를 주고 받는 '동네생활'(14%), 부동산 매물 탐색·거래(12%) 기능을 이용해 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용자 만족도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만족도 평가에 사용된 4개 항목 가운데 '플랫폼 전반'에서는 당근이 64%의 만족률로 번개장터(61%)를 앞섰지만, '편리한 거래 방식', '제품 다양성 및 품질', '결제 안전성 및 신뢰성' 등 나머지 3개 항목에서는 모두 번개장터가 앞섰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당근마켓이 지역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직거래에 집중했지만, 번개장터는 전국 단위 서비스, 고가·희귀품 등 다양한 품목, 비대면 거래 환경을 제공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당근은 상품 카테고리 확대, 비대면 거래, 안전결제(에스크로) 기능 도입 등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그런데도 전반 만족도를 제외한 3개 항목 열세는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위치 기반 알고리즘이라는 혁신으로 성장한 당근이 '종합 로컬 플랫폼'으로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며 "'한 단계 더 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제2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경험률은 58%를 기록했다. 응답자 5명 중 3명이 지난 1년 내 중고거래 앱 또는 웹에서 물건을 사거나 판매한 적이 있는 셈이다.
2022년 하반기(60%) 이후 6차례 조사에서 55%~61%를 오르내리고 있다. 신규 이용자의 양적 증가는 멈췄지만, 거래 빈도·금액 등 질적인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주 1회 이상 이용자 비율이 2023년 상반기 46%에서 2024년 상반기 51%로, 올해 상반기 다시 52%로 증가했다. 연간 구입 금액 10만원 이상 비율도 같은 기간 40%→41%→43%로 늘어났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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