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년 안에 집집마다 가정용 유전자증폭(PCR) 기기를 두고 스스로 질병을 진단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지난달 3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진단검사의학회(ADLM)에서 만난 천종윤 씨젠 대표(사진)는 “질병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분자진단의 대중화와 생활화가 필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씨젠은 이번 행사에서 검사 전 과정을 자동화한 진단시스템 ‘큐레카’를 처음 선보였다.
씨젠은 팬데믹 시기 코로나19 진단 키트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씨젠의 큐레카는 세계 최초로 분자진단(PCR) 검사 전 과정, 특히 ‘전처리’ 자동화를 실현한 진단시스템이다. 천 대표는 “혈액, 소변, 비말 등 다양한 종류의 샘플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열처리 및 원심분리까지 가능한 시스템은 글로벌 기업도 아직 시도하지 못한 영역”이라며 “로슈, 애보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당장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처리 장비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씨젠은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단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장비보다 시약 판매를 통한 반복 수익에 집중해왔다. 전처리 장비는 초기 설치 비용은 크지만 시약처럼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비해 씨젠은 전처리 장비를 앞세워 진단 전 과정을 자동화하면 이후 뒷단계 장비까지 자연스럽게 씨젠 제품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큐레카는 씨젠이 추구해온 철학의 집약체다. 천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다”며 “수십 년간 시약을 중심으로 진단 자동화를 연구해온 노하우를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큐레카로 진단 자동화 완성도를 높인 씨젠의 최종 목표는 일반 가정에서도 손쉽게 사용하는 가정용 PCR 기기를 보급하는 것이다. 천 대표는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씨젠은 하지 않는다”며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영역을 가능하게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앞서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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