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67.16
(56.54
1.38%)
코스닥
937.34
(2.70
0.2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배임으로 처벌 남발…기업 옥죄는 '경제 형벌' 최소 200개 솎아낸다

입력 2025-08-05 18:02   수정 2025-08-11 16:33


노상에서 손님을 끌어모으는 행위를 한 음식점 종업원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공장에서 배출한 오염물질로 심한 피부병이 생기거나 다칠 경우에도 공장 책임자에게 형사처벌이 내려진다.

기업들은 이처럼 과도한 형벌 규정이 정상적 영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정부는 경제 관련 형벌 조항 최소 200개를 추려 연내 이 중 30%를 손질할 계획이다.
◇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은 포함 안돼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주 각 부처에 ‘경제형벌 개선 가이드라인’ 양식을 전달하고 개선이 필요한 규정을 취합할 예정이다. 형법과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관세법, 물가안정법 등에 규정된 경제 형벌이 주 대상이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은 이번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정부가 한 차례 한국법제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관련 용역에서 각 부처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해온 규정은 약 200건이다. 올해는 기재부와 법무부가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만큼 더 많은 규정이 개선 과제로 취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부처 보고를 바탕으로 개선할 만한 규정을 과감하고 포괄적으로 선별할 것”이라며 “형벌 대신 과징금·과태료·행정제재로 전환할 수 있는 규정, 과징금을 오히려 강화해야 할 규정 등으로 분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취합한 과제 중 30%는 1년 내 우선 개선할 과제로 다시 솎아내기로 했다. 우선 개선해야 할 과제를 추리고 개선 방향을 잡기 위해 기재부는 최근 법제연구원에 새로운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 재계 “집중투표제와 맞바꾸기는 반대”
정부가 경제 형벌 개선에 들어간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처벌이 기업 활동을 옥죈다는 인식에서다. 현행 특경법상 배임죄 규정은 이득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 적용된다. 사형 집행이 사실상 사라진 점을 고려하면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 적용되는 살인죄와 형량이 비슷하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배임죄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업무상 배임죄 신고는 1260건에 달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배임죄 때문에 교도소 담장을 걷는 듯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정부는 형법과 중복되는 특경법·상법상 배임죄 폐지를 검토하는 동시에 형법상 배임죄에는 ‘경영 판단 원칙’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식품위생법상 일반 음식점의 호객행위도 형벌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 대신 영업정지, 허가 취소 등 행정제재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환경범죄단속법 등에서 규정한 오염물질 불법 배출 관련 가중처벌 조항도 손질 대상이다. 오염물질 배출로 상해를 입힌 경우의 형량을 낮추거나 형사처벌 대신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처벌이 과도하거나 책임에 비례하지 않는 사례를 선별해 합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손해 발생의 위험만으로 처벌하는 배임죄 요건도 완화돼야 한다”면서도 “이 같은 경제 처벌 완화 조치를 여당이 추진하는 집중투표제 도입 의무화와 맞바꾸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