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투지가 일본을 택한 배경에는 ‘탈규제’가 있다. 일본은 자율주행 기술을 고령화와 지방소멸 등 사회 문제 대응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간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레벨4 자율주행차의 무인 운행과 유상 운송을 법적으로 허용했다. 정해진 구간과 조건을 충족하면 운전자가 없는 차량도 유상 운행이 가능하며, 국토교통성과 디지털청을 중심으로 실증 예산, 데이터 인프라, 지자체 매칭 시스템 등 다층적 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도 일본을 ‘자율주행 전략 거점’으로 삼아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구글의 웨이모는 올 4월 일본 도쿄에서 첫 해외 자율주행 운행을 시작했고 일본택시협회와 협업하고 있다. 같은 달 영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웨이브도 요코하마에 아시아 첫 지사를 열었다.
지난 3월 자율주행차법 개정으로 대중교통·물류 분야에 한해 기업 간 거래(B2B)가 제한적으로 허용되긴 했다. 그럼에도 성능 인증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판매는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경찰청의 운행 허가, 지자체의 조례 제정 등 이중·삼중의 인허가 절차가 더해져 사업화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법은 만들어졌지만 정작 활용할 수 없는 구조”라며 “시장과 제도 간 괴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부가 제시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은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올 정도다. 자율주행차를 구매하거나 유상 운행할 수 있는 수요처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에이투지의 일본 진출에 대해 ‘혁신의 역수출’이라고 우려했다.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자국에서 사업하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야만 상용화 가능한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일정 수준의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규제 완화책을 통해 기술력과 차량 보급률을 먼저 높이고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허용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정훈/최영총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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