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임신중절 허용 한계 조항 삭제, 임신중절 관련 의료서비스에 건강보험 적용, 임신중절 의약품(유산 유도제)의 국내 도입 및 필수의약품 지정 등을 담고 있다. 남 의원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가 비범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중절) 의약품 접근이 음성화돼 있다”며 “임신중지 의약품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받았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임신중절 의약품이 안전한 근거로는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점을 들었다.
의료계는 이 법안이 임신중절을 조장하고 여성들이 관련 의약품을 쉽게 사용하도록 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안나 대한의료정책학교 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임신중절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마치 수술보다 안전한 것처럼 국민을 오도하는 법안”이라며 “임신중절은 환자의 기저질환과 적응증을 고려해 약물과 수술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남 의원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는 “임신중절 의약품은 대량 출혈과 극심한 복통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불완전 유산 시 추가 의료 처치가 필요하다” “개정 법률안은 임신중절을 단순히 ‘권리 보장’과 ‘보험 적용’의 틀로만 다뤄 예방적이고 통합적인 접근 방안이 부재하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19년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으면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임신중절 의약품 도입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임신중절 의약품인 미프진은 미국 프랑스 등 세계 90여 개국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정부도 2020년 임신중절 의약품 도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성 건강, 태아 생명권 등의 논란에 부딪혀 입법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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