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정책 기능을 환경부로 옮기고, 환경부를 기후에너지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5일 파악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방안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산업 육성 및 전력 계통 구축 등을 모두 환경부에 맡기겠다는 취지인데, 지금까지 ‘규제 부처’ 역할을 해 온 환경부가 담당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산업부 2차관 산하 에너지정책실을 환경부로 편입하는 방안이 확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라고 했다. 당초 국정기획위는 산업부 에너지정책실과 환경부 기후정책실을 합쳐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과 환경부에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을 편입시켜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해 왔다. 첫 번째 방안에서는 환경부와 별개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부가 에너지정책을 총괄하고, 두 번째 방안에서는 환경부가 이를 담당한다.
국정기획위가 두 번째 방안을 선택하면서 환경부는 기후와 환경, 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공룡 부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기존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도 맡을 전망이다. 반면 산업부는 산업정책과 통상만 담당하는 부처로 축소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 전문가는 “지금은 에너지정책이 산업정책과 맞물려서 추진되는데 환경부가 전담하면 환경 보호 같은 산업 이외 논리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좌우될 수 있다”며 “차라리 산업부, 환경부 소속도 아닌 ‘제3의 기후에너지부’가 에너지 기능을 맡는 게 그나마 독자적인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에너지산업은 육성과 진흥의 대상인데, 환경부는 이를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볼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재영/하지은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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