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명의의 차명계좌로 주식 투자를 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사진)이 5일 자진 탈당했다. 이로 인해 당내 조사나 징계가 불가능해져 차후 경찰 수사로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날 이 의원 사퇴는 국회 본회의 중 보좌관 명의의 차명계좌로 주식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9시간 만에 이뤄졌다. 한 매체가 이 의원이 전날 본회의장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타인 명의의 주식 거래 창에 주문을 넣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휴대폰 화면에는 전날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네이버와, LG CNS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의 주식 거래 창이 떠 있었다.
보도 직후 이 의원 측은 “(보좌관 휴대폰을)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자기 휴대폰으로 알고 들고 갔고, 거기서 (보좌관 명의의) 주식 창을 잠시 열어 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후 이 의원이 지난해 10월에도 국회 국정감사 때 같은 보좌관 명의의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예고했고, 정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긴급 조사를 지시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의원과 해당 보좌관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 의원의 비자금 조성이 의심되니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한 개인으로부터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식 화면을 열어본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타인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으며,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곧 법사위원장 인선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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