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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골드러시 시대, 새로운 금광을 찾아서 [EY한영의 비욘드 뷰]

입력 2025-08-06 13:45  

이 기사는 08월 06일 13: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2020년까지 세계 경제는 탈냉전 기조 속에서 글로벌화의 물결을 탔다. 전 세계가 단일 시장으로 통합되고, 국가 간 장벽 없는 경쟁이 일상화 되면서 자유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주도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보호무역주의는 각국 간 무역전쟁을 촉발했고, 이는 다시 ‘핫워(Hot War)’라 불리는 물리적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중동 지역의 무력 분쟁, 태국-캄보디아 국경 갈등 등 과거 수십 년간 보기 어려웠던 분쟁이 재차 격화되면서, 장기간 정체되어 있던 국방 예산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기 획득 예산은 분쟁 지역이나 그 인접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글로벌 국방비 지출은 2023년 2조 4,470억 달러에서 2024년 2조 7,18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무기 획득 예산 증가와 함께 최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전쟁의 양상 자체도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병력 중심 전쟁에서 벗어나, 무기체계는 무인화와 네트워크화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미국 육군은 방산기업 RTX와 드론 요격 무인기인 ‘코요태(Coyote)’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 정부는 안두리 인더스트리스(Anduri Industries)와 무인 잠수정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군사 위성, 전자전, 국방 사이버 보안 등 첨단 국방 기술 시장도 연평균 5.8%에서 7.3% 수준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러한 기술 변화와 안보 위기가 맞물린 세계적 흐름 속에서 방위산업은 안정적인 내수 기반과 수출 역량을 동시에 갖춘 국가 핵심 산업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방위산업은 분단국가라는 지정학적 특수성 아래 자주국방과 국가안보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특히 화력 및 기동 무기, 함정 체계 등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가격 및 납기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폴란드 정부와 대규모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 방위산업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한국 산업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민-관 협업 체계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방위산업은 대다수 국가에서 정부 주도형 산업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해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기업의 기술력과 무기체계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 뿐만 아니라, 정부 간 외교 채널과 산업 역량이 결합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둘째, 지원 및 보호 육성 제도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의 무기체계는 단일 기업이 모든 기술과 역할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에 체계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안정적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국내 국방 예산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에게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제공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셋째, 미래 시장을 겨냥한 신무기 체계 선도와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 최근 무기 시장은 전통적인 화력 중심에서 드론, 무인 잠수정, 전자전과 같은 무인화 및 네트워크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분야는 향후 수십 년간의 산업 우위를 좌우할 핵심 분야로, 선제적 연구·개발(R&D) 및 전략적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MRO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단순한 부수 시장이 아닌, 고객 락인과 후속 무기체계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경쟁 우위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화와 산업화의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제조업 기반의 몇 안 되는 선진국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탈세계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과거의 성공 공식이었던 수출과 제조 중심의 성장을 그대로 답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방위산업은 한국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드(Seed) 산업’이자, 금광과도 같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하여 방위산업의 잠재력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다. 방위산업을 국가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시키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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