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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경고에도 버젓이 주식으로 장난친 국회 법사위원장

입력 2025-08-06 17:36   수정 2025-08-07 00:08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고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휴가 중인 대통령이 논란 다음날 곧바로 강경 대응을 주문한 것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이미 탈당해 당 차원의 징계가 불가능해진 이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국정기획위원회도 그를 해촉했다.

대통령이 엄정 수사를 지시한 대로 이 의원의 행위는 ‘직무와 관련해 사적 이익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은 물론 다수의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 보좌진 명의 계좌를 사용했다면 금융실명법 위반이고, 1억원 상당의 재산신고를 누락했다면 공직자윤리법도 어긴 것이다. 특히 정부가 인공지능(AI) 대표 기업을 발표한 날, 이 의원의 보유·거래 종목에 해당 기업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도 짙다. 그가 AI 정책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장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관련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지수 5000 달성을 공언하며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 여당의 4선 의원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사가 불법 주식거래 의혹의 한가운데 서게 된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사법 처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정책 신뢰는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민주당이 후임 법사위원장에 추미애 의원을 내정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4년 17대 국회 이후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해 6월 본회의 단독 처리로 법사위원장직까지 가져갔다. 그 자리가 불미스러운 사태로 공석이 됐다면,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후속 위원장 임명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거리낌 없이 자당 인사를 곧바로 지명했다. 이러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대 여당이라는 말이 횡행하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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