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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문 연 美 퇴직연금…韓은 '안전자산 30%룰'에 막혀

입력 2025-08-06 17:40   수정 2025-08-07 02:17


미국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투자자 선택지를 보장하기 위해 연금 정책을 보완하고 있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인 401K에 자동 가입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연금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시큐어 2.0’ 법안을 통해 퇴직연금 보장을 강화했다. 근로자는 별다른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401K에 자동 가입된다. 2022년 이후 401K 제도를 도입한 기업 근로자가 대상이다. 이전까지는 근로자가 입사한 뒤 401K 가입 여부를 선택했다. 가입 대상인데도 퇴직연금을 활용하지 않는 근로자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401K 가입 대상이 아니었던 시간제 근로자도 올해부터는 퇴직연금에 가입할 길이 열렸다. 2년 연속으로 연간 500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로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퇴직연금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를 열어주는 행정명령도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노동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퇴직저축투자이사회(FRTIB) 등 유관 기관들이 연금 내 암호화폐 투자를 허용할 것이란 게 현지 금융투자업계 관측이다.

행정명령에는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금 사모펀드 인프라 등 다양한 대체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401K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선택권을 넓히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세라 홀든 미 자산운용협회(ICI) 투자 및 퇴직연금 리서치담당 수석이사는 “투자 선택권과 다양성 보장은 미국 퇴직연금 제도가 성공한 핵심”이라며 “보장을 강화하되 강제하기보다는 부드러운 개입(너지)을 원칙으로 제도가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적립금 운용 방식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 최소 30%를 넣어야 한다는 규제가 대표적이다. 원금보장형 상품인 발행어음 투자도 막혀 있다. 특정 상품을 제외하고 나머지엔 투자할 수 있다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투자 상품 몇 가지만 나열하는 식의 ‘포지티브 방식’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이 등장해도 규정을 바꾸지 않는 이상 연금 투자가 막혀 있는 구조다.

뉴욕=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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