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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안경도 중국산이 장악…국내 유일 공장은 설비 절반 멈췄다

입력 2025-08-06 18:02   수정 2025-08-14 18:13


지난 4일 강원 횡성에 있는 광학기업 소모비전케어 공장. 한국 최대 안경렌즈 제조업체로 전체 공정 설비를 갖춘 유일한 토종 기업이다. 연간 360만 쌍의 안경렌즈를 생산할 수 있지만 설비 절반을 멈춰 세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과 태국을 중심으로 외국산 중저가 렌즈가 물밀듯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인도 등이 우리에게 연구개발(R&D) 컨설팅을 요청할 정도로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가격 경쟁력 때문에 상용화하지 못하는 제품이 많아 국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 가격 경쟁력 잃은 K렌즈
고사 위기에 내몰린 국내 안경렌즈업체는 소모비전케어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 다음으로 큰 토종 기업인 한미스위스광학은 2013년 주요 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겼다. 중국산 안경렌즈에 대응해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

K안경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3대 브랜드로 통하는 프랑스 에실로와 일본 호야, 독일 자이스는 일찌감치 중국과 태국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렌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토종 업체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에실로가 2014년 당시 국내 2위인 대명광학 인수를 시도하다가 무산되자 3년 뒤 호야가 대명광학을 손에 넣었다.

이에 비해 국내 토종 안경렌즈회사들은 영세하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렌즈를 포함한 안광학업계에서 직원이 30명 이상인 회사 비율은 4.4%에 그쳤다. 직원 100명 이상 토종 기업은 소모비전케어가 유일하다. 76.1%가 5명 미만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중저가 렌즈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고가 렌즈 시장은 해외 고급 브랜드 차지가 됐다. 해외 안경렌즈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0%대에서 올 들어 90%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안경 관련 사업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안경 관련 업체 사업주 중 60대 이상이 31.7%로 50대(3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 희비 엇갈린 안경과 콘택트렌즈
한국형 안경 유통 구조가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서너 개 프랜차이즈 안경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0년 3260곳에 달하던 프랜차이즈 안경점은 2023년 3998곳으로 23% 늘었다. 이들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안경점과 달리 가격 협상력이 강하다. 영세한 업체와 가격 협상을 할 때 갑의 위치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세진 백석대 안경광학과 교수는 “토종 렌즈회사들은 프랜차이즈 안경점에 원가 이하로 제품을 공급하든지 아니면 납품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리베이트도 국내 안경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 대한 리베이트는 금지되지만 의료기사에 속하는 안경사는 의료인에 포함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자금력이 강한 해외 브랜드 업체들이 국내 안경사들에게 납품 대가로 리베이트를 줘도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다.

안경렌즈와 달리 국내 콘택트렌즈 산업은 탄탄하다. 컬러렌즈 같은 미용 렌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K뷰티 관련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2020년 1억7834만달러(약 2478억원)이던 수출액은 지난해 2억1226만달러로 19% 증가했다.

횡성=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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