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6일 직접 출석해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헌정사상 전·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공개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청진동 KT광화문빌딩 웨스트동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오후 8시56분께 귀가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출석 때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섰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조사 후 귀가할 때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 △통일교 청탁 의혹 △명품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 △대선 경선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물었지만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몰랐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15년쯤 전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으로, 순방 때 빌려 착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검찰과 특검 조사를 미뤄온 김 여사는 이날 비교적 순조롭게 조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2차 소환조사도 검토 중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집사’ 김예성 씨를 통한 청탁성 투자, 양평고속도로·공흥지구 특혜 의혹 등 관련 혐의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특검이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특검팀은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집행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정성호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업무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1일 첫 시도는 윤 전 대통령이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눕는 등 집행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기한은 7일까지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