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보현이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 멍뭉미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7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안보현은 "여태 했던 캐릭터와 다르게 강인함과 남성미가 빠진 느낌이다. 대본을 읽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이번 영화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또한 내면에 그런 모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영혼 탈탈 털리는 코미디다. 2019년 '엑시트'로 942만 관객을 동원한 이상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안보현은 덩치는 크지만 마음은 여린 길구 역을 맡았다. 그는 작품에서 보여준 강렬한 모습과는 달리, 길구만의 대문짝만 한 순수 매력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당초 배우 김선호가 캐스팅됐으나 사생활 이슈로 하차했고, 안보현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에 대해 안보현은 "캐스팅 이슈는 잘 모르고 있었고, 회사에서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길구라는 캐릭터는 저에게 도전이었다"며 "목소리 톤과 높낮이 등 모든 부분을 고민했다. 반신반의하며 연기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상근 감독에게 물어보면 솔루션이 나왔다. 연기하다 보니 어느새 길구가 되어 있었다. 감독님이 '보세요, 보현 씨 안에 길구 있다니까'라고 하더라. 캐스팅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안보현은 '이태원 클라쓰'(2020), '유미의 세포들'(2021·2022) 시리즈, '재벌X 형사'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2016년 영화 '히야'를 통해 스크린 주연으로 데뷔한 후, '노량: 죽음의 바다'(2023), '베테랑2'(2024)를 통해 스크린에도 꾸준히 도전했다.
복싱선수 출신인 안보현은 "어릴 땐 복싱하는 영화를 보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맞고 때리는 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금도 때리고 맞는 건 잘했다. 운동했던 베이스를 가지고 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는 '연예인 싸움 신흥 강자' 리스트에 안보현의 이름이 항상 언급된다. 그는 이에 대해 "운동하는 사람들은 싸울 일이 거의 없다. 유튜브 같은 걸 지인들이 자꾸 보내준다. 제가 20대였으면 '내가 이기지' 했을 텐데, 나이도 있고 이제는 그러지 못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강호동 선배도 뵌 적이 있는데, 태가 장난 아니다. 제가 감히 어떻게 할 수 없는 태다. 줄리엔강도 실제로 엄청 커서 무섭다. 저는 길구기 때문에 싸움을 싫어한다. 친구들에게도 '댓글 달지 마'라고 한다"며 웃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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