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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문제를 올바르게 마주하기 위한 인지심리학

입력 2025-08-08 08:47   수정 2025-08-08 10:31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환경정보학부 이마이 무쓰미 (今井むつみ) 교수는 일본 내에서 가장 유명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인지과학과 언어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일본에서만 15만 부가 팔린 화제의 책 <왜 몇 번을 설명해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걸까?>를 통해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과학적인 이유를 분석했다. ‘스키마(Schema: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을 토대로 판단하려는 경향)’라는 인지과학 개념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의 기술이라고 전했다.



이마이 무쓰미가 최근 선보인 책 <인생의 큰 문제를 올바르게 마주하기 위한 인지심리학 (人生の大問題と正しく向き合うための認知心理?)>에는 지난 28년 동안의 오랜 강의를 통해 축적된 ‘인간 제대로 이해하기’ 수업이 펼쳐진다. 우리는 왜 알면서도 자주 실수하는지,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자주 사람들을 오해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사람을 제대로 알고 갈등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2015년 2월 전 세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는 한 장의 드레스 사진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스코틀랜드의 가수인 케이틀린 맥네일이 드레스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색깔’에 관한 것이었다. 사진을 본 사람들은 드레스 색깔이 ‘흰 바탕에 금빛 줄무늬(#whiteandgold)’라는 부류와 ‘파란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blueandblack)’라는 부류로 갈렸다. 같은 하나의 사진을 두고 사람마다 색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화제를 만들어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는 이러한 인식의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본다’라는 행위는 외부 세계에 있는 대상이 망막에 이미지로 맺히면서 시작한다. 망막에 맺힌 이미지를 지각하기까지 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이미지는 뇌의 가장 뒤쪽에 있는 시각 피질로 보내져, ‘선’이나 ‘색’ 등 분리된 요소로 해체되고, 해체된 요소들은 뇌의 각각 다른 부위에서 처리되고 조합된다. 이러한 재구성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물을 인식하는데, 여기에서 무의식적으로 예상치 못한 ‘힌트’가 사용된다. 이러한 패턴은 드레스 사진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는 현대인들이 카메라의 역광 현상(힌트)에 익숙해져 있고, 드레스를 실제 색깔과는 다르게 인식한 것이다. 드레스의 실제 색깔은 파란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였지만, 흰 바탕에 금빛 줄무늬로 보는 비율이 60~70%가량으로 더 높았다.

책에는 ‘자신의 노력 과대평가’와 ‘타인의 노력 과소평가’라는 편향이 소개된다. 우리는 자신의 한 행동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느끼지만, 타인의 행동은 애써 무시하거나 사소하게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당신을 위해 내가 이렇게까지 수고했는데, 고마운 마음이 부족한 것 같아”, “내가 신경 써서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너무하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연락이라도 해줬어야지” 등은 자신의 노력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들이다.

인지과학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일깨워주는 학문이다. 책은 흥미롭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보는 세상이 진짜 세상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세계와 우리가 인식하는 주관적 세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타인과 세상에 대해 더욱 너그러워질 수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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