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장조사업체 투워즈켐앤드머티리얼즈에 따르면 AI가 적용되는 글로벌 화학시장 규모는 2024년 3238억달러(약 448조원)에서 2034년 4조9780억달러(약 6884조원)로 10년 내에 1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최적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인력이 ‘AI 화학자’로 대체되는 것이다.
AI의 본산으로 꼽히는 캐나다 토론토대는 분자·재료 설계를 위한 자율화 플랫폼 개발에 특화한 연구 거점이다. 고속 스크리닝 및 로봇 자동화, AI 예측을 결합한 셀프드라이빙랩 구축에서 글로벌 학계를 주도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AI 기반 화학 연구의 속도 경쟁이 한창이다. 덴마크공대(DTU)는 지속 가능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전기화학 촉매 및 재생전기를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유용한 에너지 원료로 전환하는 ‘P2X(Power-to-X)’ 물질 발굴에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영국 리버풀대 연구팀은 고분자 및 다공성 물질을 AI·로봇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합성하는 연구실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UC버클리는 계산재료과학과 머신러닝을 융합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 탐색에 나섰다. 대규모 계산과 데이터 기반 모델을 통해 고체 전해질 및 양극재 물질을 탐색하며 산업계와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는 이들 대학과 치열한 연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는 AI 기반 합성 경로 예측, 자율 실험 플랫폼, 탄소중립형 전기화학 공정 기술 등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정유성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장 연구팀은 리버풀대와 비슷한 로봇 기반 합성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고,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 설립한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에서 진행 중인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 프로젝트는 UC버클리와 기술적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화학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셀프드라이빙랩 등 연구 인프라에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 정부는 2023년 독자적인 셀프드라이빙랩 기술 개발을 위해 토론토대에 7년간 2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캐나다 대학 역사에서 단일 연구비로 역대 최대 규모다. 김도희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학부장은 “단일 대학이나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위험·고난도 연구와 개방적이고 대규모 연구 플랫폼에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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