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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는 누구?…SNS 속 모습, 현실이 되는 뮤지컬 '차미' [리뷰]

입력 2025-08-08 10:44   수정 2025-08-08 10:46



터덜터덜. 취업준비생인 차미호는 헐렁한 옷을 입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편의점으로 향했다. 유니폼을 걸쳐 입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려는 순간 스스로가 왠지 초라하게 느껴진다. 짝사랑하는 선배를 떠올리니 어쩐지 더 처량하다.

하지만 '딩동!' 알람 소리와 함께 이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모두가 차미호를 동경했다. 화사한 색깔의 원피스를 입고 밝은 기운을 뽐내는 SNS 속 그를 향해 사람들은 "완벽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좋아요' 수에 도취될 수록 뼈아픈 현실이 더욱 선명해졌지만, SNS 계정 '차미'는 그에게 확실한 도피처였다.

뮤지컬 '차미'는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에 지친 청춘 차미호가 SNS 계정 '차미'를 통해 완벽한 자신을 연출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정된 사진과 꾸며낸 일상을 살아가는 차미는 차미호의 현실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마저 SNS에서는 당차고 자신감 넘치게 바뀌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차미가 SNS를 뚫고 현실로 나오게 되고, 차미호의 삶을 대신 살아가게 되면서 혼란이 시작된다.

'차미'는 가상의 공간에서 캐릭터가 튀어나온다는 판타지를 설정했으나, 전체적인 메시지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SNS에는 행복한 사람만 있다', 'SNS를 보면 나만 빼고 다 행복하다' 등 자조 섞인 청년들의 한탄이 공감받고 있듯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동경의 대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절대 허구가 아니다.



이상형의 나를 좇은 끝에 마침내 흠잡을 데 없는 그가 회사생활도, 연애도 완벽하게 대신 해내게 됐지만, 그럴수록 '진짜 나'는 사라졌다. 차미가 당당해질수록 차미호는 자리를 잃었다. 차미냐, 차미호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앞두고, 차미호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자신을 스스로 속박하던 타인의 시선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는 주인공의 성장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춘을 위로한다.

유쾌한 위로는 '차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분위기를 잡고 묵직하게 위로를 건네는 방식이 아닌, 밝고 쾌활한 톤의 캐릭터들과 곳곳에 배치한 재치 있는 유머 코드를 통해 보는 이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식이다. 차미호의 짝사랑 상대이자 모두의 관심을 받는 인기남 오진혁의 능청맞은 연기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오진혁과 차미의 '환장의 케미'에도 웃음이 빵빵 터진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팝, 발라드, 댄스 넘버는 듣는 재미를 배가한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결정적 순간에는 웃음기를 빼고 적당한 깊이를 가져간다. 덕분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또 차미호의 진짜 모습을 이해하고 응원해오며 꾸준히 곁을 지켜온 친구 김고대 배역 덕분에 주인공의 심리 변화가 어색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답답하고 복잡한 상태의 청춘들이 한바탕 신나게 웃고, 따뜻함까지 안고 가는 작품이니 이보다 더 훌륭한 위로는 없을 듯하다. 그 시절을 이미 거쳐온 이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차미'는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됐다. SK그룹 산하 비영리 재단인 우란문화재단은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을 지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미' 역시 우란문화재단과 2017년·2019년 두 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친 뒤 2020년 초연했다. 삼연인 이번 공연은 오는 24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TOM 1관에서 계속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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